"지금 우리 사회는 해방 직후와 똑같다."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16일 "해방 이후 되풀이돼 온 대립ㆍ갈등을 극복할 창조적 인재를 길러야 한다"고 우리 모두에게 당부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세계미래포럼(이사장 이영탁)이 서울 롯데호텔에서 주최한 조찬강연회에서 "지금 사회는 내가 20대였던 해방 직후와 달라진 게 없다"며 "곳곳에 만연한 대립과 갈등도 사회를 발전시킬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창조적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갈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사회가 불안해지지만 다른 분야에선 활화산 같은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며 "이런 창의적 발상을 하는 전문가가 열 사람이면 충분하지만 열 명도 안 되는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사회가 갈등ㆍ대립에 발목을 잡혀 못 헤어나는 것은 창조적 인재가 부족해서란 이야기다.
이 전 장관은 "영국은 주차요금 정산기를 지나는 자동차로 발전소를 돌리고 일본도 사람이 못 먹는 피마자유로 비행기를 띄운다"며 "이런 생각을 해낼 사람이 한국에 없는 것은 창조적 인재를 육성할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선진국을 무조건 따라 하는 것도 문제 삼았다.
이 전 장관은 "선진국 뒤통수만 보고 달릴 때는 지났다"며 "의식주를 해결했다고 일하지 않는 나라는 후진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모델로 삼았던 선진국은 현재 치안을 비롯한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이런 모습이 우리가 원했던 선진국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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