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경기회복 기대와 유동성 확대로 증가하던 위험자산 투자가 전달부터 주춤해졌다. 이달 들어선 오히려 약세로 돌아선 모습까지 보인다. 경기회복 기대만으론 위험자산 강세가 꾸준히 이어지기 어렵다. 실질적인 경기회복 신호가 나타나야 추가적인 강세가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유동성 팽창과 원자재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국내ㆍ외에서 '출구전략'이 논의되는 점도 위험자산 약세에 기여했다.
실제 대표적 위험자산인 주식자산은 전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월드 인덱스 기준으로 0.7%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도 0.4% 떨어졌다. 원자재도 마찬가지다. 세계 원자재 선물지수인 로이터-제프리 CRB지수는 같은 기간 1.2% 내렸다. CRB지수는 이달 10일 기준으론 6.6%나 하락했다. 그나마 오름세를 이어 왔던 유가마저 이달 들어 14% 넘게 떨어졌다. 위험자산 약세가 곳곳에서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안전자산인 채권도 부진하긴 마찬가지. 각종 경제지표가 점차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경기회복 가속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채권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채권가격 하락)했다. 특히 연초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던 회사채(AA-ㆍ3년) 금리 역시 전달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대부분 채권가격이 약세를 보였다.
반면 국내 주식시장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할 수 있다. 세계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이후 지속된 경기부양 효과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주식형펀드도 환매 부담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 덕분에 투신권도 매수 여력을 키울 수 있게 됐다. 국내ㆍ외 주요 기업이 발표한 2분기 실적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해외 주식시장 전망도 밝다. 대부분 국가가 아직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금리 인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은 것이다. 이 덕분에 3월 이후 추세적인 오름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신흥국 주식시장이 당분간 선진국대비 강세를 나타낼 것이다. 하지만 선진 주식시장도 그동안 덜 올랐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위험자산 성과가 최근 부진하지만 상승 추세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을 일정 부분 덜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회복 징후가 보다 확연해질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위험자산 비중 확대는 여전히 유효하다. 따라서 안전자산인 채권 비중을 줄이고 주식ㆍ원자재를 중심으로 한 대안자산을 늘리는 전략이 유리할 것이다.
다만 경기회복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판단되는 신흥시장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은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채권은 국고채보다 신용채를 중심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경기회복 국면에 유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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