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실적기획-철강) '혹독한 겨울' 지났다···하반기 시장 '낙관'


포스코를 시작으로 철강업계의 본격적인 2분기 실적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사상 최악의 불황으로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 악화 우려에 빠졌다. 

그러나 가격 측면의 불확실성이 대부분 해소되고 신규 설비의 가동으로 철강 수요 회복이 기대되는 하반기부터는 매출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국내 철강업계 설비투자 규모와 조강생산 능력 현황(자료 : 한국철강협회)

◆철강업계 2분기 실적 '우울'

포스코는 지난 13일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사상 최저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3440억원, 170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6%, 91% 감소했다.

이같은 실적 악화의 1차적 원인은 철강 수요 회복의 지연에 있다. 국제 시장 가격이 하락하면서 평균 수출 가격이 전분기 대비 54.4% 감소한 것도 크게 작용했다. 올해 원료가격 하락분이 본격 반영되기 전인 지난 5월에 제품별로 내수가격을 최고 20% 인하한 점 역시 실적 하락을 견인했다.  

대한제강도 우울한 실적을 내놨다.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890억원, 24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5.4%, 31.2% 하락했다. 철근도 전년동기(26만6000t)에 비해 12% 감소한 23만4000t을 판매했다. 

이밖에 다른 철강사의 영업 실적도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려워 보인다.

증권사의 추정치를 살펴보면, 현대제철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35.6% 감소한 1조9018억원, 영업이익은 72.6% 하락한 1288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분기 초 급격한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른 수출 가격 하락과 국내 고시가격 인하 후에도 제품에 투입되는 철스크랩 가격 하락에 따른 마진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동국제강도 2분기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12.8% 감소한 1조780억원, 영업이익은 전분기에 이어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추정됐다. 후판 부문에서의 제품 가격 하락과 고가 원재료 부담에 따른 결과란 분석이다.

◆경기지표 바닥 신호 감지···하반기 철강시장 '기지개'

하지만 철강업체의 공장가동률이 2분기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철강제품 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하반기에는 철강시장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철강업계 설비투자 규모 사상 처음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발표한 '하반기 철강재 수급전망' 보고서에서는 국내 철강사의 하반기 조강 생산량이 2577만6000t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상반기(2335만4000t)보다 약 200만톤 가량 증가한 수치다. 전년동기 대비 감소폭도 1.7%에 그쳐 상반기 감소폭(15.4%)에 비해 급감한 것이다.

전기로 조강 생산량의 경우 상반기(12만7000t)에 비해 190만톤 이상 늘어난 1194만3000t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같은 철강 생산량 증대는 하반기 수요가 상반기보다 늘어날 것이란 전망을 토대로 한 것이다. 

또 글로벌 위기 이후 대량 감산에 나서며 몸을 극도로 사렸던 철강사들이 하반기에 속속 설비 가동에 들어간다. 동부제철이 지난 1일 충남 당진에 전기로 열연공장 설비를 완공한 데 이어 포스코가 이번주께 광양제철소 4고로 화입(火入, 고로 가동)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고로는 보수를 통해 연산 310만t이던 생산능력이 430만t으로 확장된다.

현대제철은 내년 1월로 예정된 시험 가동에 맞춰 공사가 진행중이며, 동국제강도 오는 10월말께 연산 150만톤 규모의 당진 후판공장을 완공하고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철강사의 증산 및 신규 설비 가동 소식은 극심한 경기침체 국면이 막을 내리고 산업생산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실적도 2분기를 저점으로 확연히 개선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경기선행지수(CLI)'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CLI는 전월(97.6)대비 1.8포인트 상승한 99.8를 기록, OECD 회원국 평균인 0.8포인트보다 두 배나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CLI는 4∼6개월 후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로, 100 이하에서 CLI가 오르면 경기 침체에서 회복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 수요 산업은 경기에 민감한 산업재 위주로 구성돼 있어 국내 경기 회복은 곧 철강산업의 회복을 의미한다"며 "아직까지 작년 수준의 회복을 논하기에는 이른 면이 있지만 적어도 바닥을 찍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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