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물러날 장관인데…" 관료등 벌써 일손 놓는 분위기
전문가 "개각 할 바엔 빨리 해야"
지금 관가는 개각에 정신이 팔려 있다.
조만간 국정쇄신 차원에서 중폭 이상 개각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관료들이 일손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책 현안을 고민하기보다는 권력 핵심부를 향해 안테나를 세우고 나름대로 인사퍼즐을 맞춰 보느라 시간을 보내는 이들도 많다. 이런 분위기에서 해당 부처 장·차관은 물론 국·과장이나 하급 관료들도 제대로 일손이 잡힐 리가 없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이왕 할 개각이라면 가능한 한 빨리 매듭짓는 게 최선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기획재정부는 차분한 분위기다. 윤증현 장관이 임명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는데다 경제정책에 있어서도 안팎으로 합격점을 받고 있다는 평가 때문이다. 또한 통계청·국세청 등 고위공무원이 이동할 수 있는 자리도 최근 채워져 국장급 이상의 변화도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반면 최근 비정규직법 개정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정치권과 다소 마찰이 있었던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교체설이 돌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다. 특히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의 경력이 있는 여권 실세로 교체된다는 구체적인 관측도 있다.
지식경제부는 조용한 분위기다. 개각 때마다 이윤호 장관이 경질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지만 번번이 빗나갔던 전례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장관이 다음달이면 취임 1년 6개월을 맞는 '최장수 장관'인 데다, 최근 자동차산업 지원 방안과 관련해 부처 간 혼선을 빚어 경질 가능성을 높게 보기도 한다.
국토해양부는 개각설이 돌 때마다 정종환 장관의 교체설과 유임설이 교차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유임설 쪽이 우세하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첫 삽을 뜨기 시작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뿌리 내리기 위해 정 장관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환경부에서도 이만의 장관이 4대강 사업 때문에 유임될 것으로 믿고 있다.
반면 외교가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함께 취임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교체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교부는 장관 교체에 대비, 내년 초 부임하는 공관장 및 간부 인사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선 개각이 단행되더라도 안병만 장관은 교체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여당과 마찰음을 낸 사교육 경감대책 등으로 인해 교체될 것으로 점치는 직원들도 많다. 이주호 차관은 장관이 바뀔 경우, 교육개혁 마무리를 위해 유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처럼 연초부터 장관 교체설이 나돌았던 일부 경제 부처와 최근 정국과 관련해 수뇌부가 바뀔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이는 사회 부처는 온통 개각설에 관심이 쏠려있다.
장관이 곧 물러날 것으로 여겨지는 부처에서는 레임덕이 없을 수 없다. 부처 수장이 갈리면 그 아래 직위도 연쇄적으로 바뀌게 되고 그러면 자신의 거취는 어떻게 될까부터 챙기는 게 관료사회다. 정책을 챙기는 일은 뒷전이 되고 만다.
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타이밍을 놓치면 인적쇄신 의지를 보여주는 효과는 줄어들고 관료조직의 복지부동으로 정책 추진의 동력은 떨어진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부터 흘러나오던 개각설이 최근 거의 기정사실처럼 알려지고 있는 마당에 시간을 끌어서 좋을 게 없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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