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자 전자업계의 양대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국내 산업계의 녹색경영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삼성전자, 녹색경영에 5.4조원 투자
삼성전자는 20일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녹색경영 선포식’을 열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3년까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파격적인 대책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특히 친환경 제품 출시를 위한 연구개발에 3조1000억원,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고효율 설비 도입 등을 통한 녹색사업장을 구축하는데 2조3000억원 등 총 5조4000억원을 쏟아 붓겠다는 대규모 투자계획도 공개했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친환경 제품 출시 확대, 온실가스 감축, 새로운 가치 제공 등 인류사회와 지구환경을 배려하는 창조적 녹색경영으로 존경받는 글로벌 톱 녹색기업이 되겠다”며 녹색경영에 최고의 가치를 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회사의 녹색경영은 ‘환경 혁신활동을 통한 새로운 가치창출’을 겨냥한 비전과 ‘지구가 최우선이다’라는 ‘플래닛퍼스트(PlanetFirst)’ 슬로건으로 요약된다.
삼성전자는 이 비전과 슬로건에 맞춰 2013년까지 사업장·제품 사용 시 온실가스 감축, 친환경제품 출시 확대, 친환경 연구개발 및 녹색 사업장 구축 투자, 협력회사와의 녹색경영 파트너십 강화 등 4개 과제를 중점 추진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또 소비·대기전력 절감기술을 적용해 5년 동안 에너지효율을 40% 높여 온실가스 배출을 8400만t 줄이고, 글로벌 기준 이상의 친환경 제품인 ‘굿 에코 제품’ 출시율을 현재 50%에서 100%로 확대해 세계의 녹색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2020년까지 온실가스 3000만t 감축
LG전자 역시 올해 상반기에만 210만t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등 녹색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LG전자는 19일 생산단계에서 10만t, 제품사용 단계에서 200만t 등 올해 상반기에 모두 210만t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였다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LG전자 사업장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7%와 2%에 해당하는 수치다.
올해 초 LG전자는 2020년까지 생산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15만t 줄이고, 제품 사용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연간 3000만t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한바 있다.
또 LG전자는 2012년까지 주요 제품의 효율을 2007년 대비 약 15% 향상시킨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에코디자인위원회도 매년 두 차례 열고 있다. 사내 환경전문가들로 이뤄진 친환경제품과 CO2 전문위원회, 친환경포장 전문위원회, 규격 전문위원회 등 전문위원회들 운용 중이다.
또 연말까지 해외 32개 전 사업장에 온실가스 인벤터리(기업 활동으로 인해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파악, 기록, 유지관리, 보고하는 통합 온실가스 관리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1000억 달러 탄소배출권 시장을 잡아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처럼 녹색경영에 적극 나서는 까닭은 한국이 2013년부터 온실가스 감축 대상국에 포함될 것이 확실시되 어차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데다 온실가스 관련사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온실가스 배출권을 확보해 이를 거래하는 CDM 시장은 2012년 1000억 달러 이상으로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유럽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권이 t당 10유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실제로 온실가스 배출권을 확보해 이를 거래하는 CDM 시장은 2012년 1000억 달러 이상으로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유럽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권이 t당 10유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인도에서 고효율 냉장고를 판매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여 그만큼 탄소배출권을 받는 청정개발체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온실가스 감축량이 원가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실제로 LG전자 관계자는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설비개선, 공정혁신, 생산기술의 고도화, 에너지효율 개선, 낭비제거 등 전사적인 비용저감 활동이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녹생경영에 앞장서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나서게 된다면 두 기업의 협력업체를 포함해 산업계 전체에 녹색경영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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