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연 고려대 국제어학원 객원 연구 교수 |
지난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민소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교육비는 39조8771억 원에 달했다. 가구당 교육비 지출액은 239만2000원으로 2000년의 17조5453억 원과 비교하면 8년 만에 두 배로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강남의 일부 영어유치원 비용은 연간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대학 등록금의 최고 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막대한 사교육비 지출이 내 아이를 영어영재로 키우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을까.
SBS 공채 8기 아나운서 출신으로 고려대 국제어학원 객원 연구 교수이자 국제영어능력인증시험 토셀(TOSEL)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오승연 박사는 “영어영재라는 개념을 사교육기관에서 오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오 박사는 최근 저서 ‘내 아이 영어영재로 키우는 법’을 출간, 영어영재의 잘못된 개념을 바로 잡고 내 아이의 적성과 잠재력을 최대한 고려한 학습법을 소개했다.
그가 말하는 영어영재란 어린 시절부터 외국에 살다와 영어에 노출이 많이 됨으로써 영어 점수가 높은 1%의 특별한 아이들이 아니다. 영어에 대한 잠재력이 풍부한 아이로 어떤 환경에서 교육을 받느냐에 따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인재를 말한다.
오 박사는 지금의 영어 영재 교육의 대해 “아이들의 지적수준이이나 잠재력을 무시하고 영어를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다. 영어 교육은 아이의 관심사와 잠재력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방향으로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의 조기 영어 교육을 목적으로 해외유학을 계획하고 있는 부모에게는 ‘먼저 국내에서 아이에게 맞는 교육 방법을 찾을 것’을 조언한다. 자녀를 일찍부터 외국에 내보내는 것에 앞서 철저한 계획이 먼저 이루어져야 함을 전제한다.
그는 또 영어로만 진행되는 수업 방식에 대해서도 접근 방식에 따른 단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100% 영어로만 진행되는 수업을 실시하기에 앞서 영어의 사용 비중을 점차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교육청이 2012년까지 서울시내 초중고교에 최소 하나씩의 영재학급을 만들겠다는 발표에 대해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경우처럼 영재교육이 상당히 일반화 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평준화교육의 틀에 맞춰진 교육 방식의 변화가 이러한 외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음을 덧붙였다.
오 박사는 영어 교육에 있어 가장 중점이 되는 사안으로 ‘아이들의 인지 능력에 맞는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을 꼽았다. 내 아이를 영어영재로 키우는 첩경으로 아이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대한 이해가 우선시 돼야 한다는 것이다.
아주경제= 정진희 기자 snowway@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