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차세대 시스템 가동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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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7-21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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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썬마이로시스템즈가 구축 중인 현대해상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가 표류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당초 지난 2월 시스템을 가동할 예정이었으나 이후 4차례나 연기했으며 현재까지도 개통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현대해상은 정보계 시스템만 가동하고 계정계 시스템 가동은 5월로 늦췄 졌으며, 20일 현재 시스템이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시스템 개통 일자가 계속 지연되는데 대해 현대해상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서둘러 시스템을 개통하는 것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스템을 완벽하게 점검한 후 가동하는 것이 더 낫다는 입장”이라며 “내부 시스템이기 때문에 기일을 정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주사업자인 한국썬이 한국오라클과 합병하면서 개발인력이 대거 빠져나간 점을 가동 지연의 주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차세대 시스템 개통이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3월 썬과 오라클의 합병이 발표된 직후 한국썬이 100명이 넘는 인력을 구조조정하면서 현대해상 차세대 프로젝트도 큰 타격을 받았다”며 “당시 현대해상에 투입됐던 썬 인력이 대거 빠져나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썬이 국내 금융권 IT시스템을 구축한 경험이 사실상 전무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IT개발자는 “금융 IT시스템은 상당한 구축 노하우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데 한국썬은 이 분야 경험이 미흡하다”며 “한국썬이 이번 프로젝트를 맡은 초기부터 너무 무리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고 말했다.

현대해상 차세대시스템은 당초 한국IBM이 수주했었으나 금액 협상에서 이견이 발생해 한국썬으로 주사업자가 교체됐었다. 이후 프로젝트 금액이 축소되면서 사업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대해상이 시스템 설계를 자주 변경하는 등 개발에 일관성이 없었다”며 “일원화된 프로세스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도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이상균 기자 philip168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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