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은 지난 1일 창립 33주년을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1000억원 규모로 조성되는 탄소펀드의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김동수 수출입은행장은 "탄소펀드는 국내 기업이 온실가스 감축사업(CDM)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권을 매입하는 데 활용될 것"이라며 "CDM 시장에 최초로 접근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 행장의 발언처럼 수출입은행은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 개척 및 녹색금융 발전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해외 CDM 사업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권을 매입하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탄소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수출입은행이 15%를 출자하며 나머지 85%는 지식경제부와 공공기관, CDM 사업에 관심이 있는 민간 기업들이 출자하게 된다.
수출입은행은 이달 중 탄소펀드에 참여하는 공공기관 및 기업들과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탄소펀드를 활용해 사들인 탄소배출권은 향후 국내에 설립될 탄소배출권 거래소나 해외 탄소배출권 시장에 매각해 수익을 얻게 된다.
오는 23일 탄소펀드를 위탁 운영할 운용사를 대상으로 제안서를 접수한 후 이달 말까지 운용사 선정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투자기간은 4년, 존속기간은 10년 이내로 운용할 방침"이라며 "운용사에 대한 운용 보수는 순자산가치의 2% 이내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CDM 사업은 지난 2005년 발효된 교토의정서에 따라 개발도상국들이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행하는 온실가스 감축사업으로 최근 이명박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을 핵심 국정 과제로 선정한 후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실적을 일컫는 탄소배출권은 배출권 거래시장에서 유가증권처럼 거래되기 때문에 CDM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은 배출권 거래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수출입은행은 국내 기업들이 해외 CDM 시장으로 진출하는데 있어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미국수출입은행(미수은)과 신재생에너지 등 녹색산업 공동 지원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해 국내 기업의 CDM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 마련에 성공했다.
미수은으로부터 5억 달러 규모의 신용한도(크레딧 라인)를 조달해 신재생에너지 관련 미국산 시설재를 도입하는 국내 기업을 지원하는 한편 제3국에서 추진되는 녹색사업에 대해서도 미수은과 공동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김동수 수출입은행장은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안정적인 자금조달 수단을 확보했다"며 "특히 그 동안의 관행을 깨고 수출입은행에 대해서는 보증 방식이 아닌 직접 대출 방식으로 지원키로 한 것이 고무적이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수출입은행은 미주개발은행(IDB)과도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향후 3년 동안 중남미지역 인프라 개발사업에 소요되는 2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공동으로 지원키로 했다.
이 지역 CDM 사업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은 수출입은행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된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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