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훈 Book&Talk - 서른 살의 인생역전 책속에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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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7-2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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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훈의 Book&Talk
서른살 직장인, 책읽기를 배우다
구본준·김미영 著/ 위즈덤하우스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높은 인문교양서 저술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정민 교수(한양대)는 읽을 책은 물론 필기도구가 없으면 절대로 지하철을 타지 않는다고 한다.(아하, 그렇구나!)

바쁘기는 직장인이 사업가와 어디 맞먹을 깜냥이나 될까.(어찌 감히 그런 마음을 품을 수 있으리오?)
그래 그랬던가. 책 속에 등장하는 스물아홉 살 미혼인 손종수 사장은 책을 읽기 싫은 날이면 으레 세계에서 가장 바쁜 사업가 빌 게이츠를 떠올리면서 이렇게 다짐한다고.

“빌 게이츠는 주중에 30분씩, 주말에는 서너 시간씩 책을 읽는답니다. 제가 아무리 바빠도 빌 게이츠만큼 바쁘진 않잖아요.”(77쪽)

이 얼마나 뭉클한 말인가. 바쁘기로 소문난 모 언론사 사장이 글쎄 일주일에 서너 권의 책을 읽는 독서광이란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어린 시절, 네가 책을 읽지 않으면 평생 신문 배달만 해야 한다는 이웃인 한 소령의 충고를 듣고 ‘철강왕’ 카네기는 틈날 때마다 소령의 서재에서 책을 쭉 읽었노라고 그런다.(오 마이 갓!)

책을 읽고 훗날 부자가 된 카네기가 생전에 왜 도서관을 그렇게 열심히 지었는지를 설명하는 사통팔달 달변의 석학 이어령 교수의 기막힌 이야기다. 흥분이 절로 일어난다.(짜릿하다!)
칠순 중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젊음의 탄생’이란 제목을 단 걸출한 저서를 펴낼 수 있는 저력에는 명함에 박은 영문 표기 ‘Lee O Young’가 분명코 한몫 했으리라.

스스로 “오! 젊군”으로 뜻을 풀이하는 비범함에 흠칫 놀라고 적잖이 감동해서다.
다시 모 언론사 사장 이야기로 돌아가자. 그는 어린 시절 카네기와 마찬가지로 정말 찢어지게 가난했다. 신문 배달을 했는지 안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다만 내가 아는 것은 책을 읽는 습관을 오랫동안 유지한 덕분에 말단 기자에서 편집국장, 그리고 오늘날 무늬만 사장이 아닌 사주(오너)가 되었다고 한다. 입지전적 인물인 셈이다.

나는 그가 오늘 날 성공했다고 혹은 그가 수백 억 부자가 되었다고 해서 결코 그를 존경하고 부러워하는 것이 아니다. 제대로 된 책읽기를 몸소 실천하는 자세를 빌 게이츠처럼 닮아서 존경하고 설사 카네기처럼 도서관을 짓는 기부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후배 기자들을 아껴 책을 수시로 선물로 준다는 속사정을 듣고 진짜 부러워하는 것이다.

그가 쌍수를 들고 환영할만한 신간이 나왔다. 이 책 ‘서른 살 직장인, 책읽기를 배우다’(위즈덤하우스)가 그것이다. 두 저자(구본준·김미영)는 책으로 자기 삶을 가꾸는 독서 달인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다양하고 치열한 책읽기 방법을 아주 세밀하게 들려준다. 책은 서른의 나이에도 인생반전이 책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점이 가히 쓸모 있고 또한 매력적이다. 또 우리시대 대표 지식인 4인(정운찬·이어령·이지성·승효상)의 독서론을 엿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특히 책, 여행, 사람. 이 세 가지를 많이 만나야 성공한다는 정운찬 교수(서울대)의 인터뷰 내용은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심상훈 북칼럼니스트(작은가게연구소장)ylmfa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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