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전기공학부 문승일 교수의 말이다. 스마트 그리드가 그만큼 관련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는 뜻이다.
우선 스마트 그리드가 구축되면 지난 100년간 같은 방식의 전력공급체계를 유지해왔던 전력산업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스마트 그리드는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간에 쌍방향 데이터 교류를 가능케 해 전력 사용 과정에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 시킬 수 있게 해준다.
지식경제부는 스마트 그리드 구축시 에너지 소비량을 6%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연간 1조8000억원 상당의 전기를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전력 저장장치의 발달로 잉여전력을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는 전력거래도 활성화될 수 있다. 예컨대 각 가정에서 태양광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기를 한전에 팔 수도 있다. 지금도 전력거래소가 있지만 대규모 발전사업자와 한전사이의 도매거래만 가능하다.
또 태양광, 풍력, 조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이 활성화된다.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의 경우 시간대나 기후상태에 따라 발전량이 들쑥날쑥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지금과 같은 중앙집중형 전력공급체제에서는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전력회사에 보내 다시 소비자에게 공급하는데 많은 비용이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스마트 그리드가 양방향 통신을 통해 풍력이나 태양광으로 생산된 전기를 필요한 가정에 바로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이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다.
지식경제부는 전력분야의 스마트 그리드 세계시장규모가 2030년에 1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 그리드의 구축되면 전기자동차 산업의 발전 속도도 빨라진다.
이진 LS산전 스마트 그리드 연구단장은 “전기자동차 운행이 일반화 되려면 짧은 시간에 밧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소가 있어야 하는데 휘발유차의 30%만 전기자동차로 바뀐다고 가정해도 현재의 전력망으로는 불가능하다”며 “스마트 그리드 구축은 전기자동차 보급의 필수 조건”이라고 말했다.
전기자동차의 밧데리는 그 자체로 유용한 전력 공급원이 된다. 자동차와 전력망을 연결해 운행에 필요한 전력을 뺀 잉여전력을 가전을 이용하는 데 쓸 수도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가전산업에도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오게 된다.
스마트 그리드가 구축되면 각 가정에서는 스마트 계량기를 통해 TV를 켜고 끌 때마다 전력 사용량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냉장고를 열고 닫을 때, 에어컨을 사용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럴 경우 소비자는 절전형 가전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할 수 밖에 없다.
나아가 전기요금이 가장 싼 시간대에 스스로 작동하는 가전제품과 같은 스마트 가전의 보급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도 스마트 그리드가 구축되면 스마트 빌딩, 스마트 주택의 보급으로 건설 산업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스마트 그리드와 연관된 2030년 산업 전체 세계 시장규모는 약 3조 달러(36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스마트 그리드가 몰고 올 '제 2의 산업혁명'이 지금 시작됐다.
아주경제= 이형구 기자 scaler@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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