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의장, "출구전략보다 경기회복에 초점"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금융위기 타개하고 경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출구전략(exit strategy)'을 갖고 있지만 당분간 경기 회복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21일(현지시간) 하원 증언을 통해 "경기가 안정되는 잠정적 신호가 보이고 있다"면서 "FRB는 상당한 기간에 걸쳐 경기를 회복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현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경기위축 둔화에도 불구하고 높은 실업률 등으로 통화량을 흡수하는 '출구전략'이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올해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속도는 더딜수 있다고 지적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미 하원 재무위원회에 출석해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하는 시기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해 제로 수준인 기준금리가 앞으로 상당 기간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에 대응해 취했던 이례적인 초저금리 정책과 양적 완화 정책을 앞으로 순조롭고 시의적절한 방법으로 다시 거둬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에 과도하게 풀려나간 자금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에 대비해 적절한 타이밍에 맞춰 통화량을 흡수하는 이른바 '출구전략'의 시행 시점에 대해 버냉키 의장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말까지는 출구전략이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경기상황에 대해 버냉키 의장은 "경기하강 속도 완화와 최근 각종 경제지표들의 호전으로 경제가 안정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금융시장은 여전히 경색돼 있어 가계와 기업체들이 자금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버냉키 의장은 올 하반기부터 경제가 성장세로 돌아서고 연말께 혹은 내년초에 기업들이 고용을 늘리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미국 실업률이 오는 2012년까지 바람직한 수준으로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고용시장의 정상화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주경제= 정은선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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