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ARF서 신경전 '고조'

  • 北, 태국에 ARF 회담 지원 요청 美, 대북 공세 강화

태국 푸껫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북한과 미국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 ARF 대표단을 이끌고 지난 21일 오후 푸껫에 도착한 박근광 전 나미비아 대사는 도착 직후 카싯 피롬야 태국 외무장관을 면담, 태국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현지 신문인 방콕 포스트가 2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오는 23일로 예정된 ARF 외교장관회의에서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다른 참가국들로부터 비판을 받을 것을 우려, 태국 정부가 북한 대표단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카싯 외무장관은 참가국들이 ARF 회담을 이용해 다른 나라를 비판해서는 안된다면서도 북한은 미국 측 입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입장을 북한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사는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북한의 명분을 강조하고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부당하다며 이번 ARF에서 이를 주요 의제로 삼아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태국 측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해 주요 관련국들은 이번 ARF에서 북한을 규탄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874호의 이행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북한이 협상테이블로 돌아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협상을 지속할 것을 촉구할 방침이다.

앞서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외무장관들은 20일 의장성명을 통해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을 강력히 비난하면서 6자회담으로의 복귀를 촉구한 바 있다.

정부 소식통은 22일 "아세안 외무장관 의장성명은 북한이 참석하지 않은 상황에서 채택된 것"이라면서 "북한이 참석한 이번 ARF에서 북핵 문제가 성명에 담길 경우 아세안 성명보다 수준이 다소 순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측은 북한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ARF 참석차 태국을 방문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ARF 기간에 북한과 대화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태국 방문에 앞서 인도 뭄바이에서 미 폭스뉴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미국은 진정으로 북한과 얘기할 계획이 없다"면서 "이번 회의에서 미국의 관심사는 북한이 협상테이블로 돌아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협상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날 방콕에 도착해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와 만난 직후에는 북한과 미얀마간의 군사협력에 우려를 표시하며 양국간 핵협력설을 제기했다.

클린턴 장관은 기자들에게 "북한과 버마(미얀마)간의 군사협력에 대해 우려가 증대하고 있다"면서 "이는 지역을 불안정하게 하고 버마 인근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클린턴 장관의 공세적 발언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진정한 비핵화에 동참해야 북·미 접촉이 성사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주경제=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제3회 보훈신춘문예 기사뷰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