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자업계, 하반기 ‘주머니’ 연다

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과 LG가 2분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올 하반기에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공식적인 투자액을 발표하지 않았다. 경기 위기가 심화되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순발력 있는 대응을 하기 위해서란 이유다.

그러나 최근 중장기적인 투자 계획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20일 ‘녹색경영 선포식’을 실시하고 5년간 5조4000억원을 투자해 2013년 까지 글로벌 톱클래스 녹색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에 앞서 15일에는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5년간 50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조만간 LCD 8세대 생산라인에 추가 투자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LG그룹은 최근 그룹 주력 사업에 1조원 이상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기존에 설정했던 투자액 11조3000억원에 1조원이 더해지면서 LG그룹은 사상 최대 규모의 연간 투자액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LCD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LG디스플레이는 8세대 라인 증설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LG화학 역시 LCD 주요부품인 ‘유리기판’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2012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LG이노텍도 연말부터 발광다이오드(LED) 등에 2000억원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이 활발한 연구개발(R&D)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은 최근 경기지표가 좋아지면서 대기업의 투자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고 정부 역시 R&D에 대한 세제지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다음세대까지 이어지는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고 R&D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가 신성장동력 관련 R&D 투자 기업에 대해 법인세를 절감해주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필수 투자를 진행함으로써 미래 경영 준비는 물론 긍정적인 여론 형성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협력업체 관계자는 “국내 주요 전자 기업인 삼성과 LG가 하반기부터 공격적인 행보에 나섬에 따라 관련장비업체 등 협력업체들의 사정도 개선돼 전자업계 전체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이라며 “다만 아직 ‘더블딥’ 등 추가적인 위기가 올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들 기업의 투자가 일부 언론에 보도되는 것만큼 활발히 진행될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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