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고금리 채권 재정 악화 우려

산업은행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발행을 늘리고 있는 산업금융채권(산금채) 금리가 높아 향후 산은에 재정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는 9월 산은이 민영화하며 금융지주사로 거듭나면 더 이상 정부 보증을 받을 수 없어 차환 발행시 발생되는 채권 금리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해 9월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날까지 총 21조4652억원의 산업금융채권(산금채)을 발행했다. 발행 금리(5년물 기준)는 올해 초 7.00%에 달했던 것이 올 중순 들어서는 4.00~6.00%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2007년 발행 금리보다 1.00~3.00% 정도 높은 수준이다.

산은은 외화유동성 확보를 위해 잇따라 글로벌 본드도 발행하고 있다.

산은은 올해 1월 2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본드(5년 만기)를 리보금리(런던은행간 거래금리)에 615bp의 스프레드를 더해 발행했다. 당시 리보금리(3개월물)가 1.12%였던 것을 감안하면 7.27%의 비교적 고금리에 자본을 유치한 것이다.

산은은 이달 중으로 3억 달러 규모의 엔화표시채권(사무리아본드) 발행도 계획 중이다. 외화표시채권 금리는 지난 1월 이후 완만하게 하락해 5월에는 리보 +300bp 초반으로 떨어졌지만 리보금리가 2.00%대로 올라 금리 수준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이 같은 과도한 채권 발행 및 해외 차입은 향후 민영화 한 산은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선 이미 발행된 채권의 만기가 산은이 민영화한 뒤라서 이들 채권을 차환 발행할 경우 이전과 같은 저금리 채권을 발행할 수 없다. 산은은 현재 산업은행법에 의거해 산금채를 발행할 수 있지만 민영화할 경우 정부의 보증이 사라져 상대적으로 스프레드가 높은 금융채를 발행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산금채 보다 금융채 금리가 1.00~3.00% 정도 높다.

또 일반적으로 채권에는 콜옵션이 부여되지 않아 향후 금리 상황에 따라 채권 회수 및 재발행 등 자본 운용을 탄력적으로 하기 어렵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산은이 원화 및 외화 유동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고금리로 차입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산은 민영화를 앞두고 불필요한 부담만 키운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 초에 비해 채권 발행 여건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금융 시장이 불안해 금리 수준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무리한 채권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은 향후 산은에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이 향후 예상되는 금리 부담을 산은이 결국 금융소비자에게 전가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전용식 우리금융지주 경영연구실 연구원은 "산은 민영화에 따른 금융 비용은 결국 누군가가 부담해야 한다"면서 "차환 발행할 때는 발생하는 금융비용(원가)을 사용자에게 책임지우는 방법(소비자가격)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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