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부동산 시장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다. 경기 회복기에는 가장 먼저 가격이 올라 부동산시장 회복 신호탄 역할을 한다. 반대로 시장이 위축되면 제일 먼저 가격이 하락한다.
이는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 바로 재건축 대상 아파트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대부분의 자금을 은행대출로 마련하기 때문에 재건축 시세는 각종 정책, 시장 변화, 특히 금리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결국 부동산시장이 회복될 지 여부는 재건축 아파트 시세를 통해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올 들어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상승한 것은 연 초부터였다. 경기가 전반적으로 하락국면을 달리던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였다. 정부가 작년말 재건축 규제를 대대적으로 풀었고, 올 초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계획을 내놓으면서 상승모드로 돌아선 것이다.
급기야 지난 4월말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서더니, 최근 강남지역 재건축 절반정도가 최고점을 찍었던 2006년 말 수준으로 가격이 회복됐다.
재건축 뿐 아니라 경기가 회복기에 들어섰다는 각종 전망이 쏟아져 나오면서 신규분양, 기존주택 할 것없이 수도권 부동산은 급격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반면 정부는 5월 말까지만 해도 계속 손을 놓은 채 "부동산 시장이 아직 과열된 것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이달 들어 일부지역 대출규제, 주택거래신고지역 확대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전문가들도 이제 규제를 강화한다해도 집값 상승국면을 쉽게 꺾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한다. '재건축 시장만 제대로 읽었더라도…'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어찌보면 지금의 이 상황은 정부가 손을 놓은 사이 집값이 급등했던 2006년 하반기와 닮아 있다. 당시 정부는 규제정책을 펴는 동시에 주택공급을 확대해 집값을 잡으려고 했다. 그러나 대책이 미봉책에 그치면서 오히려 부동산 광풍을 일으키는 결과를 낳았다. 정부는 이 사실을 다시한번 인지하고 시장 흐름에 선제 대응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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