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성 국회부의장 직권상정...미디어 관계법.금융지주회사법 표결처리
6월 국회의 최대 쟁점이던 미디어법이 직권상정으로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22일 김형오 국회의장으로부터 사회권을 넘겨받은 이윤성 부의장은 미디어 관계법(방송법· 신문법·IPTV법) 3건과 금융지주회사법 등 4건의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처리했다.
특히 미디어법은 6월 임시회의 최대 쟁점이었던 탓에 여야는 물리적 충돌까지 벌였고 김 의장은 경호권을 발동해 본회의장과 주변은 아수라장이 됐다.
본회의에 앞서 김 의장은 성명서를 통해 “오늘 미디어 관계법을 국회법 절차에 따라 본회의 표결에 부치려 한다”며 “더 이상의 협상시간 연장은 무의미해졌고 이제는 미디어법 논쟁에 종지부를 찍어야할 때가 되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디어 관계법이 논의된지 1년이 됐고 여야가 자기주장에 얽매어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의장이 직접 나섰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강행처리에 반발하면서 장외투쟁을 선언해 향후 정국은 파국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몸싸움, 국회 ‘아수라장’
한나라당이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하면서 여야간 세대결이 본격 점화됐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지금까지 여야 협상 경과와 야당의 태도로 볼 때 더이상 협상은 무의미하고 시간끌기에 불과하다는 판단에 따라 협상 종결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의원 150여명은 의총 직후 오전 9시15분께 본회의장으로 입장, 의장석 점거에 나섰다.
이에 민주당은 오후 2시부터 본회의장으로 통하는 출입문을 봉쇄하며 강력 저항했다. 민주당 의원과 보좌진들은 본회의장 주변의 각 출입문마다 소파와 집기류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치는 한편 출입문을 쇠사슬이나 경첩 등으로 봉쇄했다. 이를 뚫으려는 한나라당측과 몸싸움이 계속되는 등 곳곳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과 보좌진, 경위 등이 엉키면서 본회의장 주변에 모인 인원이 500여명이 불어났고 각 당 의원들과 보좌진, 당직자 등이 부상했다.
여야의 격렬한 대치가 계속되자 한나라당은 오후 3시30분께 재진입을 시도한 끝에 결국 본회의장 옆문 쪽 저지선이 뚫리면서 한나라당 의원 20여명이 추가로 진입에 성공했다. 이어 오후 3시34분께 이 부의장이 김 의장 대신 본회의 개회를 전격 선언하면서 민주당의 거센 반발 속에 미디어법 등은 일사천리로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여야 입장차 현격…친박, 결국 여권 손들어
이날 미디어법 등의 강행처리를 놓고 여야의 입장차는 완전히 갈렸다.
한나라당 신성범 원내대변인은 “미디어법 처리를 끝으로 오랜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며 “민주당의 2월 국회의 합의를 져버린 상태에서 직권상정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의장석을 점거했는데도 의장이 이를 방관했다”며 “강행처리는 돌이킬 수 없는 수치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미디어법의 본회의 통과에는 당초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찬성쪽으로 기울면서 가능했다는 게 정치권의 견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이와 관련, “(여야) 합의 처리가 됐으면 좋았을텐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 정도면 국민도 공감해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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