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에 개성을 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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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7-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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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T, 강한 첫인상 남기는 기발한 명함

   
 
샬롯 시몬센 레고 기업 커뮤니케이션 부문 대표의 명함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하루하루가 만남의 연속이다. 그만큼 첫인상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첫 대면에서는 외모가 인상을 좌우하기도 하지만 습관처럼 주고 받는 명함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최첨단 시대에 명함은 시대착오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꼭 필요한 개인 정보를 전달하는 데 명함만큼 유용한 것도 없다.

하지만 판에 박힌 모양의 명함은 서랍 안에 처박히거나 심지어 버려지는 경우도 흔하다. 더욱이 최근에는 소속과 이름, 연락처 이외에 명함에 담아야 할 정보도 크게 늘었다. 하지만 기존 명함은 이메일 주소와 휴대전화 번호, 인스턴트 메신저(IM)나 인터넷전화인 스카이프 아이디 등 상대방이 요구하는 정보를 담기에는 역부족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 개성을 중시하는 시대인 만큼 상대방에게 강한 첫인상을 남기기 위해서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명함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덴마크 완구업체 레고를 창의적인 명함의 대표 사례로 꼽았다. 레고는 2년 전 전형적인 명함 용지가 아닌 작은 레고 인형을 명함으로 만들어 주목받고 있다.

샬롯 시몬센 레고 기업 커뮤니케이션 부문 대표는 "그동안 레고 완구로 수많은 연구와 발전을 거듭한 끝에 명함을 제작하게 됐다"며 "고위 임원들을 대상으로 만든 레고 명함은 대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그는 "레고 인형은 레고의 이미지를 대표할 뿐 아니라 이를 명함으로 받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줘 홍보효과가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시몬센은 사람들이 레고 명함을 버리지 않고 자신의 책상 위에 놓아 두기 때문에 명함을 받지 못한 이들도 레고를 의식하게 된다고 귀띔했다. 물론 명함을 커다란 가방에 담고 다녀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브랜딩 컨설턴트인 제레미 힐드레스는 "명함은 첫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라며 "특히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명함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도발적인 명함은 곤란하다. 힐드레스는 "명함은 해당 기업의 사업 특성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레고의 명함은 완구업체인 레고의 특성을 살려 성공을 거뒀지만 다른 전문 기업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대기업들만 눈에 띄는 명함을 만들라는 법은 없다. 지난해 미국 미술감독 브랜든 놀든의 동생인 존 놀든은 18세의 어린 나이에 러시론+프로퍼티인핸스먼트(Lush Lawn+Property Enhancement)라는 조경회사를 차렸다. 하지만 이 회사는 자금난에 처해 회사 운영은 커녕 홍보 자체가 힘들었다. 이를 보다 못한 형 놀든은 동생을 위해 씨앗을 담을 수 있는 명함을 고안했다.

자연친화적인 조경예술의 특성을 잘 표현한 명함은 큰 성공을 거뒀다. 고객들은 명함에 상당한 애착을 표시했고 회사 매출은 한 달 새 네 배나 늘었다. 형 놀든은 동생을 위해 나무를 활용할 수 있는 명함을 만들어 볼 셈이다.

경기침체라는 시대상을 반영한 명함도 등장했다. 다국적 광고업체 오길비는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사업장에서 크기를 줄인 명함을 사용하고 있다. 이들 사업장을 이끌고 있는 에드먼드 무트랜 회장은 "경기침체를 맞아 이를 반영할 수 있는 게 없을까 고민하다 명함을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축소형 명함을 통해 오길비가 광고기업으로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창조 집단이라는 점을 알리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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