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배의 부동산 스텍트럼) 비(非)메이저 건설사 아픔도 생각하자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09-07-23 18:2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메이저(Major)와 마이너(Minor). 사전에 보면 메이저는 큰 쪽 또는 대다수, 중요한 또는 일류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반면 마이너는 작고 별로 중요하지 않고 2류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대표적인 미국 프로 스포츠인 프로야구에서도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의 차별(?)은 유명하다.

메이저와 마이너는 우리 일상생활에서는 물론 기업현장에서도 무의식적으로 쓰이고 있다. '메이저 업체'라는 말도 그렇다. 메이저와 마이너를 구분하는 규칙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어느 순간 마치 누가 선을 그어놓듯 구분되고 있다. 어디는 메이저 업체, 또 어디는 마이너 업체 이런 식이다.

속칭 메이저업체로 인정받지 못하는 건설사들의 불만이 크다. 윤곽을 드러낸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때문이다.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 등 5개 공기업 발주공사의 PQ 기준이 강화되면서 마이너 기업들의 공공공사 수주 길이 사실상 막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불만의 핵심은 기업신용평가 등급 강화다. 예를 들어 도공이 발주하는 공사는 금액과 공기일수에 따라 차등화된다. 예컨대 500억~1000억원 공사는 BBB+(1500일 이상)~BBB-(900일 미만)로 강화된다. 공사비가 1500억원이 넘고 공기도 1500일 이상인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A-이어야 한다.

주공도 1000억원 이상은 현행 BB+에서 BBB-로 강화했고, 토공 역시 1000억원 이상 공사에 대해서는 BB-에서 BBB-로 상향조정하는 안을 내놓았다.

지금은 공사금액이 500억원 이상이면 BB+, 500억원 미만은 BB- 등급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보다 신용등급이 최소한 한 단계 이상 강화된 것이다.

여기에다 시공실적 인정폭이 축소되고 예산절감이나 직접시공 실적 등 가점이나 감점을 받을 수 있는 신인도 배점 범위도 늘어난다. 아무래도 메이저업체에게 유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선진화 방안이라고 하지만 제시된 PQ 기준안은 그동안 건설시장을 장악해온 일부 소수 메이저업체에만 더 유리하게 작용할 뿐이다. 대형사와 중소건설사가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는데 오히려 역으로 가고 있다." 그래도 잘 나간다는 한 건설사 간부의 푸념이다.

이번 PQ 강화는 건설산업 선진화 방안의 일환이다. 미래 건설한국을 보면 한 번은 넘어야 할 고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금융위기로 척박해진 환경에서 일시에 사지로 내몰기 보다는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마이너리그 소속의 선수는 언젠가는 메이저리그로 진입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눈물밥'을 먹으며 꿈을 키운다고 한다. 상황이 조금은 다르다 하더라도 비(非)메이저 건설사도 희망은 있어야 한다. 협력업체까지 감안하면 딸린 식솔도 만만치 않다.

23일 대한건설협회 주관으로 건설업체 관계자들이 모여 이에 대한 토론을 가졌다. 서로 얼굴을 붉히고 내 것만 주장하기 보다는 꾸준한 대화와 토론을 거쳐 상생(相生)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지혜가 있어야 할 것이다.
 
아주경제=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