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택 교수 프로필)온화함 속에 원칙과 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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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7-2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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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머리와 무테안경 그리고 온화한 미소,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과 인하대 교수 명함. 이것만 가지고 현정택 교수를 전형적인 학자로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국제무대를 누비며 산전수전을 다 겪은 국제경제 전문 관료가 바로 현 교수의 본 모습이다.

현 교수는 군인인 부친을 따라 어린 시절 예천을 떠났다. 이후 그의 이력은 화려함 그 자체다.

경복고를 거쳐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영학 석사,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학위 논문은 외자도입과 외국인 투자에 대한 것들이다. 실무 뿐 아니라 경제 이론까지 완벽히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행정고시 10회 출신으로 1975년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뒤 경제기획원에서 경제관료로서의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당시 4, 5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에도 참여했고 대외경제총괄과 과장을 지냈다.

이어 1991~1995년 주 중국 대사관 최초의 경제참사관을 지낸 뒤 재정경제원 국제협력관으로 부임, 재경원 대외경제국장, 비서실장 등 요직을 거쳤다. 1997년 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관리관으로 파견돼 국제무대에서 당시의 외환위기를 경험했다.

국내외에서의 이런 다양한 경험이 현 교수에게 큰 힘이다. 특별한 전문 분야는 없지만 시야가 좁거나 한 쪽으로 치우치는 위험이 적기 때문이다.

국민의 정부 시절에는 초대 여성부 차관과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냈다. 여성부 차관 시절에는 당시 장관이었던 한명숙 현 국무총리 지명자로부터 깊은 신임을 받기도 했다. 2003년 5월 인하대 경상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로 가면서 잠시 공직을 떠났지만 2005년말 KDI원장으로 복귀해 올 3월까지 근무했다.

부드럽고 매너가 좋아 ‘영국 신사’로 불릴 정도지만, 업무 처리만큼은 철저하고 소신도 강하는게 주변의 평가다. 전형적인 외유내강인 셈이다.

여성부 차관 시절 추진하던 청사 내 어린이집 설립이 관계 부처들의 반대로 무산 위기에 처한 적이 있다. 그러자 당시 차관이었던 현 교수는 밤 12시에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하고, 당국자를 직접 찾아가 설득하는 등 총력을 쏟은 끝에 결국 어린이집 설립을 관철시킨 바 있다.

또 KDI 원장으로 취임한 직후에는 “환율을 방어한다고 쏟아부을 돈이 있으면 차라리 중소기업들이나 지원해주라”며 후배 관료들에게 일침을 놓기도 했다.

그는 KDI 원장을 역임하면서 분배위주와 성장위주를 각각 표방했던 참여정부와 현정부에서 객관적 경제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지난해 9월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재정지출의 확대를 통한 내수부양, 선제적 구조조정 등을 제시하면서 위기극복을 위한 대안 마련에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년간의 KDI 원장직을 마친 그는 현재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로 복귀해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일본의 해외투자'(1988년)와 '외국인 투자의 생산성 효과'(1991년) 등이 있다. 이향원씨와의 슬하에 2남을 두고 있다.

아주경제= 서영백, 송정훈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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