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개발 및 건조한 '반잠수식 원유시추설비'의 모습. |
국내 조선사들이 올 상반기 신규 선박 수주 가뭄에도 수출 1위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지난 14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특수선박과 선박기자재를 포함한 선박류 수출은 252억3800만 달러를 기록, 수출 1위를 이어갔다. 선박류는 지난해에도 주요 13대 수출 품목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지경부는 선박류 수출은 2년치 이상의 수주물량 확보로 호조를 보인데다 기술 경쟁력과 높은 대외 신인도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3.6%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등 조선 '빅4' 역시 수주잔량 세계 1~4위 자리를 지키며 순항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1위 조선국가를 향한 중국 및 일본 조선업체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조선ㆍ해운 전문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한국 수주잔량은 5월 표준화물선환산톤수(CGT) 기준으로 6171만CGT를 기록, 시장 점유율 34.4%를 달성했다.
중국 수주잔량은 같은 기간 5857만CGT를 달성, 32.7%의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한국과의 격차는 1.7%에 불과하다. 지난해까지 4~5% 정도의 격차를 유지하던 한국과 중국의 수주잔량은 올해 들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 3월에는 3%, 4월에는 2.6%의 격차를 보였다.
일본 조선업체들 역시 선박 수주 시장 점유율에서 한국 업체들을 크게 앞질렀다. 한국조선협회가 지난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체들의 지난 1분기 신규 선박 수주 규모는 17만 1000CGT로 집계됐다. 일본은 44만 7000CGT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선박 수주 시장 점유율에서 40.6% 달성, 1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15.5%로 2위로 내려앉았다. 한국은 지난 2000년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 줄곧 선두 자리를 지켜왔다.
이에 대해 국내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착시현상'이라고 일축했다.
대형 조선업체 관계자 "한국과 중국의 수주잔량 격차가 좁혀지는 이유는 중국 조선업체들의 선박 건조 및 인도 지연"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일본의 경우 자국 대형 선사들이 발주하는 선박의 수주비율이 약 70%에 달해 세계적인 발주 급감에도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은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한편 하반기부터 대규모 발주가 예상되는 해양플랜트 부문에서도 국내 조선업체들의 강세가 예상된다.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드릴십(심해원유시추선), LNG-FPSO(부유식 가스 생산·저장설비) 등 해양플랜트 관련 설비부문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건조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에는 로열더치셸의 50억 달러 규모 'LNG-FPSO 프로젝트 및 인프라 설계 파트너'의 최종 낙찰업체가 발표된다. 총 320억 달러 규모의 호주 고르곤 가스개발 프로젝트도 올해 안으로 발주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 역시 조만간 총 420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조선협회 관계자는 "에너지 자원 개발회사들의 프로젝트는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라며 "경기가 좋아질수록 대규모 해양플랜트 발주 역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