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실적전망 너무 안 맞네

증권사가 상장사 실적전망에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예상과 실적은 1조원 이상 차이를 보이기까지 했다. 증권가는 이런 괴리에 대해 예상보다 빠른 경기 호전과 외부에서 예측할 수 없는 영업외 요인에 따른 것이란 입장이다.

그러나 증권사 실적전망이 투자지표로서 신뢰도를 잃고 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매출액 4조8080억원과 영업이익 22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사 평균 예상치(컨센서스)를 크게 웃돈 규모다.

당초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조2828억원과 1167억원. 영업이익 전망과 실적간 괴리가 무려 93.57%에 달한 것이다.

한국전력은 괴리가 6000억원을 넘어섰다. 컨센서스는 4291억원 영업적자였으나 실제는 2335억원 영업흑자로 뒤집혔다.

삼성전기도 마찬가지다.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342억원에 그쳤으나 실제는 이보다 84.75%나 많은 632억원에 이르렀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컨센서스보다 9.2% 높은 1조636억원을 영업이익으로 거뒀다.

다른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괴리율을 나타낸 것은 이달 초 삼성전자로부터 나온 회사측 실적전망(가이던스)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가이던스에서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2조~2조2000억원으로 밝혔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가이던스를 발표하기 직전 26개 증권사는 평균 9628억원으로 추정해 1000억원 이상 격차를 보였다. 증권사별로는 2280억원~1조2880억원으로 1조원 이상 차이가 나기도 했다.

증권가는 예상을 크게 뛰어넘은 가이던스 발표로 삼성전자 실적전망을 앞다퉈 상향 조정했다. 이 때문에 실제 영업이익이 증권사 전망보다 낮게 나오는 사례까지 생겼다.

반대로 삼성이미징은 증권사에 의해 지나치게 고평가돼 왔다.

삼성이미징은 당초 컨센서스인 매출액 4000억~5000억원 대비 3분의 2에 불과한 실적 가이던스를 이달 13일 내놨다. 어닝쇼크에 해당하는 가이던스 발표 직후 삼성이미징 주가는 20% 이상 떨어졌고 이때서야 증권가는 실적전망과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기에 바빴다.

증권사 실적전망 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전망과 실적간 괴리가 지나쳐 오히려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든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실적전망만 믿고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투자자도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대한 증권가 해명은 작년 3분기나 올해 2분기 같은 경기 급변기엔 불확실성 확대로 정확한 실적 추정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작년까지 보수적으로 기업실적을 전망하다가 갑자기 바뀐 유가와 환율, 금리 같은 변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 했다"며 "여기에 원가 절감이나 판매관리비 감소 같은 기업 내부 요소도 많이 늘어 정확한 분석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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