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타임제(일광절약 시간제) 효과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다. 정부는 에너지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 내년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나 오히려 에너지 소비가 늘었다는 자료가 제시된 것이다.
30일 지식경제부와 녹색성장위원회 등에 따르면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7개 연구기관이 28일 국무회의에 보고한 ‘서머타임 도입 효과 연구’는 4~9월 서머타임 도입시 전력소비 감소 등 에너지 절감액이 연 341억~65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에너지 절감 외에 출퇴근시간 분산과 교통사고 감소 등이 편익 사항으로 꼽혔으며 이 부문 효과는 808억~919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국책연구기관들이 제시한 분석 결론은 이와 다르게 제시됐다.
KDI와 에너지경제연구원, 교통연구원 등이 작성한 ‘서머타임 도입의 효과분석’ 보고서는 시뮬레이션 분석을 토대로 전력 사용량 감소에 따른 편익을 800억~900억원으로 추정하면서 실증근거는 취약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시드니 올림픽 당시인 2000년 호주 일부 지역의 서머타임 확대가 전력수요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외국 연구결과 절감효과가 없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머타임이 실시됐던 1987~1988년 가계 전력소비가 특별히 줄었다는 증거는 미약하다는 게 보고서 진단이었다.
오히려 실증분석 결과 전력소비가 줄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2006년 서머타임을 도입한 미국 인디애나주 남부지역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대표적 경제연구기관 전미경제조사국(NBER)의 보고서에 따르면 서머타임 도입시기인 4~9월 해당지역의 전기사용량은 평균 0.98% 늘었다. 조명용 전력은 줄었지만 냉방용 전력 사용이 크게 늘어남에 따른 것이었다. 보고서는 서머타임으로 각종 오염물질 배출이 늘어난다는 점도 지적했다.
녹색위 측은 에너지 절약 등의 편익은 다양한 변수로 인해 현실적으로 정확한 연구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정부도 현실적으로 서머타임 효과를 제대로 분석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생활습관 변화 등의 효과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서머타임 활용성 등을 높이기 위해 공공 박물관 등의 운영시간을 늘리는 등의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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