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출범되는 정책금융공사(KPBC)의 초대 사장 인선이 갈수록 오리무중이다.
현 정권의 '코드인사' 비판에서 자유로운 김성진 전 조달청장과 임영록 전 재정경제부 2차관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박대동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도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김 전 청장은 참여정부 시절 인사라는 점 때문에 발목을 잡힐 수 있으며 임 전 차관은 정치권 인맥이 너무 약한 것이 흠이다. 박 전 사장은 한나라당 소속으로 재보선에 출마하는 등 이명박 정부와의 유대가 지나치게 깊다는 것이 단점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초 초대 KPBC 사장으로 유력했던 유재한 한나라당 정책실장의 선임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김 전 청장과 임 전 차관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최근에는 박 전 사장 카드도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김 전 청장은 전북 전주 출신에 서울대학교를 나와 '고소영(고대·소망교회·영남)', 'S(서울시청) 라인' 지적을 비켜갈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2007년 무디스가 우리나라에 대한 신용평가 등급을 상향 조정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하는 등 업무 추진력과 곧은 성품이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김 전 청장이 노무현 정부 때 조달청장에 내정됐고, 열린우리당 수석전문위원을 역임했다는 점 등이 KPBC 사장 선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임 전 차관은 김 전 청장에 비해 비교적 중립적 위치에 서 있다. 관료 생활에만 매진해 왔기 때문에 경쟁자들에 비해 정치색이 옅기 때문이다.
임 전 차관은 강원도 원주 태생으로 경기고, 서울대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0회로 재정부 경제협력국장, 외교통상부 다자통상국장,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정책홍보관리실장 등을 거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임 전 차관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금융관료 드림팀에 포함돼 경제위기 극복에 일조를 하는 등 경제 위기를 극복해 낸 경험이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경쟁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치적 끈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사장 선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들어 박 전 사장의 선임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당초 유 실장이 KPBC 사장에 앉을 경우 유 실장의 자리를 박 전 사장이 이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현재 유 실장 사장 선임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박 전 사장이 유 실장의 대체 카드로 나서는 모습이다.
박 전 사장은 경남 울산 출신으로, 경남고와 서울대를 나왔다. 행시 22회로 세 후보자 중 기수가 가장 늦지만 2007년 말 예금보험공사 사장에 앉으며 이명박 정권에 간택됐다.
박 전 사장은 긴 관료 생활과 금융감독위원회 국장, 예보 사장을 거치며 전문성과 리더십을 모두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예보 사장에 취임한 지 1년 만에 사임하고 한나라당 소속으로 재보선에 나간 인물이 다시 금융공기업 사장에 앉는다면 코드 인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조직 인선이 오는 8월 말 이뤄질 예정이라 새로운 후보자의 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유 실장이 사실상 아웃된 상황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후보군이 3배수 정도로 압축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아직 인선까지 한 달 가까이 남아 있어 새로운 인물이 대두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김병기 전 재정경제부 기획관리실장도 KPBC 사장 후보군에 올랐단 소문이 돌고 있다.
김 전 실장은 토지주택통합공사 초대 사장에 응모했으나, 정부가 사장을 민간에서 정하겠다는 방침을 내리자 면접을 포기한 바 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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