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공능력평가액 순위는 작년 한해 건설업체들이 어떤 경영을 해왔는지, 그 속내를 여실히 드러냈다.
글로벌 금융 위기속에서도 안정적이고 탄탄한 내실경영을 펼친 건설사는 순위 상승폭이 컸다. 반면 경영위기를 겪으며 워크아웃이라는 불명예를 쓰게 된 건설사들은 순위가 급하강했다.
특히 올해는 1위 자리가 3년만에 바뀌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바로 현대건설이 대우건설을 밀어내고 6년만에 1위 자리를 탈환했다는 사실이다.
◇건설종가 복귀한 '현대'VS 3년만에 1위 내놓은 '대우'
현대건설의 1위 정상자리 탈환은 이 회사로서는 의미가 아주 크다. 현대건설은 2003년까지 42년간 1위 자리를 고수했지만 회사가 당시 어려운 상황에 빠지며 2004년 삼성물산에 자리를 내주고 4~5위에 머물러야했다.
하지만 시공능력평가 1위 자리 복귀로 '건설종가'로서의 명성을 다시 한번 과시할 수 있게 됐다.
반면 대우건설은 3년간 지켜온 자리를 내주고 현대건설이 작년에 머물렀던 3위 자리로 이동하게 됐다. 주인없이 독자생존을 해오던 시기에도 굳게 지켰던 1위자리였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합병·인수된 후 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상황은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는 새 주인을 찾아야 하는 운명 앞에 놓인 대우건설에게는 또다른 악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삼성물산은 1위 자리를 차지하진 못했지만 공사실적평가에서는 5년 연속 1위를 지키켜 체면을 유지했다. GS건설과 대림산업도 작년과 같은 순위를 유지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워크아웃업체 순위 하락속, 일부 상승 눈물겨워
이번 시평 순위에서는 중견건설사들의 어려운 경영상황이 그대로 나타났다. 올해 초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대상 업체로 선정된 건설사들의 순위가 대부분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동문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57위에서 올해 95위로 38계단 떨어져 건설업체 중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다른 워크아웃 대상 건설사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지난 4월 채권단과 경영정성화 이행 약정(MOU)을 체결한 월드건설의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80위로 지난해 51위에서 29계단이나 하락했다.
우림건설은 지난해 40위에서 올해 54위로 14계단, 풍림산업은 지난해 19위에서 25위로 6계단 하락했다. 이수건설도 지난해 64위에서 82위로 18계단 하락했다.
반면 워크아웃 중임에도 순위가 오른 업체도 있다. 지난 5월 말 경영정상화 양해각서(MOU) 체결한 신도종합건설의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85위로 지난해 101위보다 무려 16계단이나 뛰어올랐다. 경남기업도 올해 17위로 지난해와 변동이 없었다. 지난 5월 18일 워크아웃을 졸업한 신일건업은 지난해 82위에서 8계단 올라 74위를 기록했다.
◇새로 100위권 진입한 건설사 '눈길'
올해는 또 작년까지 100위 밖이었던 건설사들이 100위 안으로 진입한 사례가 많았다.
주식회사 신안의 경우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 순위 144위에서 올해 70위로 74단계나 뛰어오르며 100위권 안에 진입했다. 이번 평가순위 건설사 가운데서는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는 공사실적과 실질자본금 증가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신안은 공사실적이 2007년도 1031억원에서 2008년도 1602억원으로 증가했다. 자본금도 830억원에서 1433억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안처럼 올해 시공평가 변동률은 해외실적이 증가하거나 경영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한 업체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새로 100위권안에 진입한 업체 중에서는 STX건설이 해외공사실적 증가와 자본금, 기술자수 증가로 지난해 114위에서 올해 50위로 64계단이나 뛰어올랐다. 한림건설도 실질자본금 증가로 119위에서 72위로 100위권에 진입했다.
이외에도 현대엔지니어링은 공사실적 실질자본금이 증가하면서 작년 97위에서 61위로 36단계 상승했다. 반도건설도 작년 69위에서 53위로 16계단 뛰어올랐고, 서희건설은 53위에서 43위로 10계단, 한라건설이 29위에서 22위로 7계단, 동부건설이 22위에서 18위로 4계단 올라왔다.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유희석 기자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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