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한국경제 회복에 대한 밝은 전망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실제 2분기 국내총생산(GDP)가 전기에 비해 2.3% 성장하는 등 주요 경제 지표들을 보면 우리경제가 회복 국면에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경제 전망을 낙관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도 곳곳에 숨어있다. 자칫하다가는 경제회복 '암초'에 걸려 경기모습이 더블딥(W형)을 그릴 수 있다.
◆ 긍정적 신호들
2분기 경제성장률 실적은 해외에서 찬사를 보낼 정도로 좋다.
미국 통신사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윌리엄 페섹은 "한국 정부관계자들에게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한다"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차관은 30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2분기 성장률이 높아 3분기 성장률이 다소 낮아지겠지만 하반기 전체로는 전년동기에 비해 플러스 성장을 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위기를 가장 빨리 극복하는 나라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도이체방크 등 4개 해외 주요 투자은행은 7월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평균 -1.25로 조정, 한달 전(-2.55)보다 1%포인트 이상 상향조정했다.
특히 교역조건 변화를 반영한 실질 국내총소득(GDI)는 2분기에 전기대비로 5.1%나 증가했다.
국내총소득은 국민들의 실질 구매력과 연결되기 때문에 침체에 빠져있던 민간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는 217억5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해외에서의 소득이 많으면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는 부작용이 있지만, 소득 증가에 따른 소비 활성화로 연결된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1월 61.4%에서 지속적으로 높아져 지난 5월에는 73.0%로 높아졌다.
그동안 성장률을 끌어내렸던 재고감소도 어느정도 마무리 돼 향후 생산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전이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불안 심리도 상당히 개선됐다.
올해 3월 84까지 떨어졌던 소비자심리지수는 (CSI)는 7월에 109를 기록,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기준점(100)을 넘어선 것은 향후 경기를 긍정적으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심리(BSI) 역시 같은 기간 50에서 78까지 올랐다.
통상 경기선행지표로 여겨지는 주가 역시, 코스피지수가 1520포인트를 넘을 정도로 회복세가 완연하다.
◆ 부정적 신호들
그러나 정부가 연일 "확장정책 유지"를 강조하며 불안감을 드러내는 이유는 역시 세계경기가 성장세로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국내 소비를 이끌 고용 상황이 여전히 어둡기 때문이다.
세계 금융위기의 진원이었던 미국 신규 주택시장이 6월 들어 전월대비 11%가 늘어 8년여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소비회복 지연과 세계 무역량 감소세가 지속돼 미국 전체 경제 회복세는 미약한 편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하반기 전망과 관련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2~3분기에 전기 대비 플러스 성장세로 전환하겠지만, 전년동기 대비로는 연말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서민들의 체감경기를 끌어올려 민간 소비가 살아나기 위한 전제 조건인 고용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연간 25만명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희망근로 프로젝트'가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6월 취업자수가 4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핵심근로계층인 30~40대의 취업자 감소폭은 위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고 18시간 미만 근로자는 94만명을 넘어서 1년전보다 18% 증가했다.
하반기 예정돼 있는 기업 구조조정은 고용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는 요소다.
특히 민간 소비가 늦게 회복될 경우, 정부의 재정정책이 한계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하반기 재정집행 규모도 상반기에 171조원에 비해 40% 가량이 줄어든 101조원 수준이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출구전략을 논의할 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며 "하반기에 집행할 재정이 부족하면 2차 추경을 편성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상반기 수출에 큰 역할을 담당했던 원-달러 환율 효과도 하반기에는 기대할 수 없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국제수지 흑자 행진이 하반기에 지속되는 가운데 저평가돼 있는 원화의 강세 기조가 이어질 전망" 이라며 "상반기 평균 1340원대였던 환율은 하반기에 1140원 가량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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