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영리 기자) KT의 와이브로 음성 시범 서비스를 두고 업계에선 실질적인 상용화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와이브로 투자 이행 실적을 점검, 제재를 검토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 수익성이 낮은 와이브로 음성 서비스 사업의 추진은 정부 눈치 보기에 따른 KT의 임시대응책이라는 것.
그동안 KT는 와이브로 투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그런 KT가 돌연 와이브로를 이용한 음성 시범 서비스를 연내 실시한다고 밝히자 업계는 "말 그대로 시범 사업일 뿐 실질적인 상용화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와이브로 음성서비스는 이동 중에도 초고속 인터넷이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의 이동전화를 대체할 수 있다. 기존 이동전화와 똑같이 010 식별번호도 부여된다.
이 서비스는 또 기존 이동전화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 와이브로 통신망은 인터넷 기반으로 기존 통신망보다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줄곧 국내 토종 기술인 와이브로를 이용한 인터넷 전화 서비스 사업을 통신사업자에게 촉구했었다. 또 이르면 이번 주 와이브로 투자 이행 점검에 대한 방통위 상임위원 간담회도 열릴 예정이다.
이병기 방통위 상임위원은 최근 방송통신업계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자리에서 "통신사들은 와이브로 전국망을 구축해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와 무선데이터서비스 확산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스카이프나 와이파이를 이용한 무료 혹은 저렴한 mVoIP에 기존 서비스가 잠식당할 수 있어 시장을 방어해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KT가 와이브로 음성 서비스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추진할지는 미지수다. 연내에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상용서비스 계획은 정하지 못했다.
와이브로 인터넷 전화가 기존 이동전화를 대체하면 주 수익원인 이동통신 사업이 피해를 입는다.
수익성이 낮은 와이브로 추진은 제 살 깎아먹기라는 인식 때문에 그동안 통신사업자들은 정부의 요구에도 와이브로, 특히 모바일 인터넷 전화에 투자를 꺼려왔었다.
또 다른 문제는 KT의 와이브로 커버리지는 서울 전역과 수도권 19개시· 지방 도시 8개 핫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와이브로 음성 서비스가 일부 지역에 제한되기 때문에 KT는 와이브로 음성 서비스를 전 지역에 제공하기 위해선 상당한 규모의 추가적인 투자를 해야한다.
하지만 아직 수 조원의 3세대(3G) 네트워크 투자금 회수도 안 된 상황에서 막대한 비용의 투자는 KT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와이브로 음성 시범 서비스가 연내에 개시되더라도 상용 서비스 돌입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와이브로 전국망 구축과 저렴한 요금의 서비스는 KT입장에선 수익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miracle@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