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황제가 헤이그에 파견했던 특사의 손자에게 명예구민증이 수여됐다.
서울시 마포구는 6일 故 호머 헐버트 박사의 친손자인 브루스 헐버트 씨 내외에게 마포구 명예구민증을 수여한다고 5일 밝혔다.
미국인인 호머 헐버트 박사(Hulbert, Homer Bezaleel 1863~1949)는 고종황제의 특사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해 한국의 독립을 호소한 인물이다. 1886년 내한해 23년간 육영공원 교사로 근무하면서 한국에 대해 상당한 애착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헐버트 박사는 일제에 의해 추방된 뒤 40년만인 1949년 7월 29일 정부 초청으로 광복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했다가 일주일만인 8월 5일 86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나는 웨스트민스터 성당보다도 한국 땅에 묻히기를 원하노라”는 고인의 평소 뜻에 따라 양화진외국인선교사 묘원에 묻혔다. 정부는 이듬해인 1950년 개화에 대한 선도적 역할과 항일독립운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해 외국인으로는 최초로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박사의 친손자인 브루스 헐버트(70세)씨는 올해 헐버트 박사 서거 60주기를 맞아 헐버트박사 기념사업회 초청으로 생애 처음 방한했다. 마포구는 관내 양화진 공원에 묻힌 헐버트 박사의 공적을 기려 브루스 씨와 그의 부인인 마가렛 헐버트 씨에게 명예구민증을 수여하기로 했다.
브루스 씨는 “한국 사람들이 조부에 대해 많은 경의를 갖고 있다는 것이 나와 내 아내에게는 매우 영광스럽다”며 “한국인들의 이런 따뜻한 마음 때문에 조부가 평생 한국이라는 나라를 가슴 깊이 새길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