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를 운영하는 통신 업체들과 지상파 방송사 간에 진행되고 있는 실시간 방송 재송신 대가 및 펀드 출연 협상이 진통을 거듭하고 있어 계약 체결이 늦어지고 있다.
특히 협상 과정에서 양질의 IPTV 콘텐츠 확보를 위한 취지로 통신업체들이 자금을 출연해 설정하기로 한 IPTV 펀드 규모가 업체들의 이해관계로 말미암아 축소되게 됐다.
6일 통신업계와 방송계에 따르면 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등 통신 3사와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 간의 IPTV 실시간 방송 재송신 대가 및 IPTV 펀드 출연 다자간 협상 타결이 9월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이번 협상은 지난 6개월간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가 이어지다가 지난달 급속 타결되는 듯했지만, 통신업체들이 펀드 출연 방식에 대해서 이견을 제기하면서 다시 지연되고 있다.
KT는 애초 250억원씩을 방송 3사에 펀드로 출연하기로 했지만, 펀드 규모를 줄이는 대신 일부 금액을 방송사에 실시간 방송 재송신 대가로 지급하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에 대해 KT와 방송사 간에는 큰 이견이 없는 상태이며, LG데이콤은 100억원을 펀드로 출연하기로 사실상 합의가 이뤄졌다.
SK브로드밴드는 IPTV 펀드에 출연하기보다는 90억원의 현금을 IPTV 재송신 대가로 방송사들에 지급하기로 했다.
SK브로드밴드가 펀드보다는 현금 지급을 택한 것은 펀드에 출연해봐야 원금 보장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 최대한 부담을 작게 가져가겠다는 의도다.
펀드 대신 현금 대가 지급에 대해서는 방송사들과 의견 일치를 보았지만, 문제는 SK브로드밴드가 돈을 분할해서 내겠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금액은 지급을 내년으로 이월하겠다고 버티면서 교착상태에 부딪혔다.
방송사들은 어떻게든 8월 중순에는 협상을 타결하고 계약을 체결하길 희망하지만, SK브로드밴드는 9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한 발짝 물러서 있다.
또 통신사가 방송사에 지급하는 실시간 방송 재전송 대가는 IPTV 가입자당 월 280원으로 정해졌지만,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지상파와 SO와의 계약 결과를 반영하자는 통신사 측의 요구를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한 관계자는 "통신업체들이 펀드 출연이나 실시간 방송 대가 산정에서 최대한 돈을 내더라도 늦게 내겠다는 입장이어서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며 "협상을 거치면서 사실상 양질의 IPTV 콘텐츠 확보를 위한 펀드 설정의 본래 취지가 다소 희석된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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