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깜짝실적'…3분기도 '탄탄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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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06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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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았던 국내 은행들이 올해 2분기에 '깜짝 실적'을 올렸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18개 국내 은행들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2조3000억 원으로 전 분기의 3.8배에 달한다.

은행들의 올 상반기 순이익도 2조8000억 원으로, 작년 동기(6조7000억 원)에 비해서는 반토막에도 못 미치지만 작년 하반기보다는 211%나 개선됐다.

전문가들은 또 은행들이 올해 3분기에는 더 많은 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이 개선세로 돌아서고 충당금 적립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올해 말 20조 원에 이르는 부실채권 정리 작업이 예정돼 있어 은행들의 순익 개선 행진은 올 4분기에는 지속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됐다.

은행들의 2분기 실적은 전 분기보다 대폭 호전됐다. 원.달러 환율 안정과 글로벌 금융위기 완화 등으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크게 줄어든 데다, 현대건설 주식 등의 보유자산 매각 이익 덕분이다.

신한은행의 순익이 202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74% 증가했다. 이로써 신한금융지주의 2분기 순익도 4397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272% 늘어났다.

기업은행의 2분기 순익은 2133억 원으로 전 분기의 4.5배에 달한다. 충당금 적립 부담이 1분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되면서 이익 개선폭이 컸다.

국민은행의 순익은 2277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43.1% 늘었다. 다만 KB금융지주의 순익은 비이자이익부문의 평가손실 등으로 전 분기의 반토막 수준인 1100억 원에 그쳤다.

또 올 1분기에 적자를 낸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은 주식 매각 이익과 충당금 부담 감소 등으로 2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외환은행은 2분기에 주요 은행들 중 가장 많은 2천382억 원의 순익을 올렸다. 현대건설 주식 매각익이 1368억 원(세후 기준)이나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하나은행은 1분기 3000억 원 적자에서 2분기 1698억 원 흑자로 돌아섰다.

상반기 전체적으로는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순익이 각각 3868억 원, 2757억 원으로 주요 은행들 중에서 가장 많았고 기업은행의 순익도 비교적 많은 2600억 원에 이른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태산LCD 여파로 1300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은행들의 2분기 이익은 나아졌으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NIM은 금리 하락 여파로 1분기보다 악화했다.

국민은행의 NIM은 2.16%로 전 분기보다 0.54%포인트나 악화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순이자마진도 각각 1.46%와 1.43%로 1분기보다 각각 0.20%포인트, 0.17%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은행들의 건전성은 1분기보다 개선됐다.

국민은행의 총 연체율은 2분기 말 기준 0.84%로 전 분기보다 0.21%포인트 하락했다. 이외 하나은행(1.07%), 외환은행(0.96%), 신한은행(0.89%), 기업은행(0.87%) 등의 은행들의 연체율도 1분기보다 0.10~0.30%포인트씩 떨어졌다.

또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도 ▲신한은행(15.67%) ▲외환은행(14.64%) ▲하나은행(13.9%) ▲국민은행(13.65%) ▲기업은행(12.05%) 등으로 양호하다. 기본자본(TierI)비율도 국민, 외환, 하나 등의 은행들은 10%를 웃돌고 기업은행은 전 분기보다 0.74%포인트 개선된 8.44%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의 3분기 실적은 더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완화 등으로 조달비용이 줄어들어 이자마진이 개선되고 부실에 대비해 쌓는 충당금 적립 부담도 가벼워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순이자마진 개선과 충당금 부담 축소 등으로 은행들의 이익은 3분기에 더 개선될 것"이라며 "2분기에 상대적으로 주춤했던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의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규선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상반기에는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떨어져 순이자마진이 악화했으나 3분기에는 개선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경기 호전으로 충당금 부담도 줄어들어 은행들 실적은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들의 실적 개선 움직임은 부실채권 정리 문제 등으로 올해 말까지 지속되지는 못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에 부실채권비율을 1.5%에서 연말까지 1.0%로 낮추라고 요구했다.

한정태 애널리스트는 "은행들은 일단 올해 말에 매각 등을 통해 부실채권을 정리해야 한다"며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은행들의 실적 개선세가 4분기까지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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