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銀, 중기대출 확대 '공염불' 되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09-08-06 18:2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SC제일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에 여전히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리처드 메딩스 스탠다드차타드그룹 재무이사가 방한했을 때 중기대출 규모를 20~25% 늘리겠다고 공언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당시 발언이 동아시아경제포럼을 앞두고 그룹 임원진이 방한할 것을 염두에 둔 립서비스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의 중기 대출 잔액은 6조4000억원에서 답보를 거듭하고 있다.

올 들어 중기대출 잔액은 1월 6조9630억원에서 2월 6조6756억원, 3월 6조4556억원, 4월 6조4285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 5월 재무이사 방한 당시 6조464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중기 대출을 확대하겠다는 발언 이후에도 6월 6조4961억원, 7월 6조9493억원 등으로 눈에 띄게 늘지 않고 있다.

한 은행계 연구소 연구위원은 "SC제일은행을 포함한 외국계 은행들이 아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시점에서, 국내 중기 대출 수요를 알아보기 위한 '태핑'차원으로 발언했을 수 있다"며 "구체적으로 어느 시점까지 어떤 중소기업에 어떻게 대출을 확대한다는 것인지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SC제일은행은 리스크 관리를 잘 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여신을 늘리고 리스크가 높은 산업에 대한 여신은 줄였기 때문에 대출 잔액 변동이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중기 대출 순증액이 6월까지 큰 차이가 없었다"라고 인정하며 "하지만 중소기업 여신 리스크가 많이 개선돼 올 하반기에는 중기 대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SC제일은행은 해외에 진출해 있는 국내 무역 중소기업이나 국내에서 해외수출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의 특성상 해외 네트워크가 잘 돼 있기 때문에 정부 공공정책을 따르면서도 수익을 쉽게 얻을 수 있는 쪽으로 편중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해외에 나가있는 중소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신용상태나 재무상태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SC제일은행은 지난 6월 1일부터 중기담당 본부인 '파일럿 브랜치(Pilot Branch)'를 운영하는 등 중기대출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영업 경험이 있는 임원들이 서울, 경기/인천, 부산/경남/울산 등 3개 지역에 본부를 설치하고 지방 영업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우선 3개 지역에서 시험적으로 운영해 만약 좋은 반응을 얻으면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험적으로 운영해보고 성과가 없으면 시행하지 않을 수도 있어 중기 대출 확대를 위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