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사태가 노사간 극적 타협으로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장기간의 생산중단으로 파산 위기를 맞은 쌍용차가 회생에 성공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노사의 극적 합의에도 불구하고 쌍용차의 앞날은 순탄치 않다. 최우선 과제인 공장 가동이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의 지원사격도 불투명해 힘든 시기를 예고하고 있다.
사측은 공장이 예상외로 파손 정도가 심하지 않아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2~3일 안에 시설을 점검하고 훼손된 설비를 복구하면 7~10일 안에 생산재개 준비를 마치고 매월 3000대 가량을 생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미 3000억원이 넘는 파업 손실이 발생한 데다 영업망은 물론 납품체계도 무너진 상황이어서 회생하기에는 늦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미 지난달 말까지 점거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대수만 1만4590대, 손실액은 3160억원에 이른다.
쌍용차에 의존하고 있는 1차 협력사 32곳 중 부도나 법정관리 중인 곳이 4곳이고 25곳은 휴업 상태다. 2차 협력사 400여 곳의 상황도 좋지 않다. 도산이나 법정관리 중인 곳이 19곳이고 76곳이 휴업 중이다. 차량 판매도 사실상 중단되면서 영업망 역시 무너진 상황이다.
법원 역시 쌍용차가 회생계획안을 제출(9월15일)하기 이전에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다고 보고 법정관리 절차를 중단할 가능성도 높다. 결국 관건은 쌍용차의 회생계획안이 법원과 채권단 동의까지 받아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장기간의 파업으로 인한 생산 중단을 만회하는 것조차 쉽지 않아 이마저도 요원한 상태다.
법원과 채권단이 회생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청산절차를 밝게 된다. 자산을 처분해 채권자들에게 분배한 뒤 채무자(회사)는 해산된다. 이렇게 되면 완전청산이나 3자 매각을 통해 새롭게 태어날 수도 있다. 쌍용차와 정부, 채권단, 협력사 역시 3자 매각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단일 브랜드인 쌍용차의 경우 분리하고 떼어낼 부실 자산이나 사업이 없기 때문에 매각도 쉽지 않다. 해외에서 관심을 두고 있다는 말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수면위로 드러난 곳은 없다.
산업연구원 이항구 팀장은 “쌍용차의 경우 조업중단 장기화로 누적적자가 늘어나 3자 매각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GM처럼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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