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조짐으로 출구전략(Exit Strategy)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11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전망이다.
하반기 경제를 긍정적으로 예상하기 어려운 데다 시중 유동성이 아직 실물로 전이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권 전문가 및 채권 관계자들은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2.00%로 유지, 6개월 연속 동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출구전략에 대해 논의할 필요는 있지만, 아직 경제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 현재의 통화정책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민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민간 부문 회복이 본격화하지 않아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출구전략을 시도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한은이 최근 과잉유동성 정리를 위해 통화안정증권 발행이나 외환스와프 자금 회수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기준금리를 조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 전문가들도 이 같은 의견에 동조하는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업계 종사자 130명을 상대로 한 설문 조사에서 채권 전문가 100%가 한은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현 시점에서 기준금리를 높일 경우 환율 하락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경제조사 실장은 "대외 금리차가 커지면 환율 하락이 확대돼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기준금리 25bp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빙성 및 가능성이 낮다며 일축하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최근 증권가를 중심으로 한은이 채권금리 상승세를 부담스러워 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김 실장은 "한은 입장에서 현재 물가 상승 압력은 높지만 상승률 자체가 높지 않아 큰 부담은 없을 것"이라면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조절할 때 사전 시그널(신호) 없이 나서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후행 지표인 고용률 등이 올라야 기준금리도 상승 여력이 생길 수 있다며 올 4분기는 돼야 출구전략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호상 외환은행 경제연구실 연구위원은 "고용지표 등 후행지표들이 아직 부진해 4분기 이후에나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최근 선행지수가 오르는 것도 주가 상승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와 기업의 자구책에 의해 소비심리를 회복시켜야 하며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함부로 썼다가는 가계에 부담을 주고 투자 위축을 부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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