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이 지역에 따라 온도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토요일인 지난 8일 둘러본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의 주택시장은 지역별로 체감지수에서 차이를 보였다.
강남권은 단기간 급등에 따른 부담감과 여름 휴가철을 맞아 다소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언제든지 또 다시 뜀박질 할 분위기다.
반면 일산 지역 등은 한겨울을 넘긴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매도자들은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었다.
△강남권 =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개포동 주공 1단지. 최근 강남 집값 상승세를 견인했던 이 곳은 평소 방문객이 많다는 얘기에도 불구하고 이날 들른 중개업소는 대부분 손님이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윤영수 동진공인 대표는 "휴가철을 맞아 (가격대)가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강남 재건축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항상 대기 수요가 있고, 또 수요는 있는데 공급은 부족하다 보니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소에서 만난 김모(51)씨는 "상승세가 주춤하다는 얘기를 듣고 와 봤는데 막상 와보니 가격대는 여전히 그대로"라며 "매수 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개포주공 소유주는 원주민 20%, 외지인 80%의 비율"이라며 "대부분의 소유주들이 상당한 가격을 주고 매입한 만큼 매매차익을 실현할 정도로 가격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매물을 잘 내놓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송파구 잠실동의 잠실5단지. 잠실롯데월드를 마주보고 있는 이 재건축 단지 역시 거래는 한산했다. 매수자가 쉽게 나타나지 않는 이유도 있지만 매물로 나오는 물건도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은순 갤러리아공인 대표는 "급매물이 소화되고 나서는 나오는 물량이 별로 없다"며 "요즘은 매매 보다는 중소형 평형의 전세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분당권 = 강남 집값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분당에서 만난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향후 집값 움직임에 대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분당구 야탑동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하는 고금성(54·남) 대표는 당분간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 대표는 "금융위기 이후 3억 1000만원 정도로 내려갔던 아파트가 지금은 3억5000만원을 불러도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웬만한 사람들은 작년에 떨어지기 전 수준으로 아파트가 회복할 것으로 보고 물건을 잘 내놓지 않는다"”고 전했다.
인근 오피스텔공인의 이정희씨(34·여)는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속도가 느린 편이며 전체적인 분위기도 아직 확실하게 살아난 것 같지 않다"며 "특히 오피스텔은 당분간 회복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에서 공인중개사를 하고 있는 윤광식(61·남)씨는 "집값 회복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어서인지 요즘은 매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면서 "급하지 않는 이상 팔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산권 = 일산신도시 대화역 인근. 상가 건물마다 중개업소가 들어서 있지만 상담을 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 정도로 한산했다. 유리창에 붙여진 매물이나 시세 정보도 몇 개 보이지 않았다.
"20평형대 아파트를 한 달전에 2억2000만원에 계약했는데, 이틀 전 잔금을 치를 때는 2억4000만원으로 올랐더라구요. 한 달 새 2000만원이 올른 것인데, 이 정도면 금융위기 전 수준은 되찾은 거죠."
현장에서 만난 진영옥 다원공인 대표의 얘기다. 진 대표는 "작년 후반기에 거래 자체가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지금은 나아진 편"이라며 "하지만 중대형 평형의 거래는 전혀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로 2006년 4억2000만원에 걸래됐던 30평형대 아파트는 3억10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3억5000만원끼지 회복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일산에서 6년째 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이의철 대성공인 대표는 "2006년에는 하루 10건이 넘는 물량을 소개해야 할 정도로 바빴지만 지금은 하루 1~2명 방문하는 정도에 불과하다"며 "정상적인 거래를 회복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고 내년 상반기는 가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건설부동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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