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들의 주식 처분 러시, 삼성전자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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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1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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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삼성전자 임원들이 잇달아 스톡옵션을 대거 행사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 등 소유상황보고'는 지난달에 63건, 이달에만 31건이 공시됐다. 이는 지난 5~6월에 비해 3배 이상이 증가한 수치다.

스톡옵션 행사가 증가한 초반에는 삼성전자 주가가 70만원 이상으로 치솟자 일부 임원들이 이익실현을 위해 이를 행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외부 평가가 긍정적인 것을 감안하면 그 행사 규모는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2%대까지 떨어졌던 외국인 지분 비율은 47%대를 회복했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 주가의 상승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인과 기관의 평가가 긍정적임에도 불구하고 유독 회사의 중추인 임원들만 매도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 임원들이 주식을 매도하게 되면 이는 단기적인 회사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 회사의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임원들의 매도에 기관이나 개인 투자자들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임원들의 스톡옵션 행사에는 사내 조율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스톡옵션을 행사한 임원에 대해 ‘애사심’이 부족하다는 꼬리표가 붙을 수 있는 만큼 이들 임원들의 대규모 매도 행진에는 회사 내부적인 사정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보통 사퇴를 앞둔 임원들이 퇴직 전에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 삼성전자 역시 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대규모 인사 개편이 예상되는 만큼 퇴진이 예상되는 일부 임원들이 회사를 그만두기 이전에 이익 실현에 나서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이 물러나면서 고위층의 그룹 장악 능력이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재용 전무가 아직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은 과도기인 만큼 이들 임원들의 스톡옵션 행사를 조절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시제도가 바뀌면서 비등기임원의 주식매매 상황까지 공시하게 돼 그 횟수가 크게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스톡옵션 행사는 임원 개개인의 재산권 행사인 만큼 이에 대한 회사 차원의 조정은 전혀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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