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녹색성장’을 선언한 지 어느덧 1주년이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세계적 기류인 만큼 중앙정부는 관련 정책과 홍보를 펼쳐나갈 시기다. 또 지방자치단체는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상·하향적 성장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그러나 녹색성장의 근간이 되는 ‘녹색성장기본법’이 수개월째 국회 표류 중이다. 그러다 보니 중앙정부·지자체 할 것 없이 청사진만 제시했지 정작 실현 가능성은 오리무중인 것.
이 가운데 말보다는 ‘실천형’을 지향하는 지자체들이 눈에 띈다.
하나 같이 녹색성장 사업과 관련해 ‘전국최초’라는 타이틀이 붙는 이들 지자체들은 이후로도 생활밀접형·지역특색에 맞는 녹색성장을 실천해 나간다는 포부다.
◆광역지자체, 온실가스 감축 집중
대구시는 꾸준한 온실가스 감축 노력으로 각광받는 녹색성장의 전형이다.
대구시는 최근 지난해 대비 6926t(3.4%)의 온실가스(CO²)를 감축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목표였던 2.02%에서 1.38% 초과달성한 수치다. 금액절감 효과로는 15억9000만원에 이른다.
그도 그럴 것이 대구시는 지난해부터 전국 지자체 최초로 ‘공공기관 온실가스 인벤토리’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는 모든 온실가스 배출원을 파악해 유지·관리하는 총괄적 관리 시스템이다.
심재균 대구시 녹색성장정책관실 에너지정책담당은 “이후 정부가 추진 예정인 ‘공공기관 온실가스 배출권 시범거래제’가 시행될 경우 대구가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탄소포인트제’ 확산에 앞장 선 사례다. 탄소포인트제는 온실가스 감축활동으로 생긴 포인트를 인센티브로 제공받는 국민 참여 유도방안이다.
부산시는 지난달 1일부터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실시된 이 제도를 가장 먼저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현재 가정이나 상업시설에서 전기·가스·수도 등의 절약실적을 온실가스로 환산해 포인트로 지급 중이다.
경상남도의 경우 지난달 말 전국 지자체 최초로 ‘그린에너지 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센터에선 정부가 추진하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지역 현실에 맞게 적용·발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역 녹색성장을 위한 연구개발과 그린에너지 기술 인력양성, 학계와의 연구공조, 기업지원, 신재생 에너지 신규과제 도출 등의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인천송도중앙공원에 국내 최초의 자전거 테마공원을 조성한 인천시는 지난 7일부터 80일 일정으로 ‘그린바이크 엑스포’(Green Bike Expo 09)를 개최했다.
자전거 프로젝트 활성화를 통해 자전거 인구를 확대시키고 에너지 절약과 환경오염 문제를 축소해 시민건강을 증진한다는 취지다.
국내 최대 규모의 자전거 축제이기도 한 이 행사는 현재 성황리에 개최 중이다. 자전거를 주제로 한 상설전시관은 물론 묘기공연, 자전거 전국투어 등 여러 프로그램도 가동 중이다.
◆녹색성장 선도 기초지자체는
서울 동대문구는 전국 지자체 최초로 맑은환경과에 ‘녹색성장팀’을 신설했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전문적이고 다각적 사업을 펼치기 위해서다.
또 ‘기후변화대응 온실가스 줄이기 시범아파트 협약’을 맺고 탄소 마일리지 가입 등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실천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시멘트 위주 건물 옥상에 꽃과 나무, 잔디, 보도블록 등으로 구성된 공원을 조성하는 ‘옥상공원’ 사업이 꼽힌다.
이는 도시의 열섬현상을 줄임과 동시에 단열효과로 냉·난방비 절약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녹색성장팀은 4곳의 민간 건축물을 대상으로 공사를 진행 중이며 내년에도 이를 이어갈 방침이다.
과천시는 온실가스 감량을 위해 친환경 자동차 보급 확대를 전제로 국내 굴지 기업인 현대·기아자동차와 재정지원 협력을 맺었다.
과천시는 이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 교통혼잡문제, 자동차세 감면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본다는 취지다. 물론 현대·기아자동차도 자체생산 친환경 하이브리드 차량 확대와 매출액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이라는 평이다.
앞서 여인국 과천시장도 지난달 20일부터 친환경차 보급 확대에 앞장서기 위해 관용차량을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우선적으로 교체, 운행 중이다.
11일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전남 광양시는 산업도시로서는 드물게 시민 건강수준이 전국 지자체 중 최고로 나타났다.
광양시청 관계자는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인 이유도 있지만 이미 6년 전부터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비해 온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광양시는 밀집 산업단지 도시에도 인근 백운산과 섬진강 등 천혜의 자연환경과 기업의 공해 저감시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벌여 왔다.
특히 6년 동안 지속된 700만 그루 나무심기와 환경·경제가 공존하는 저탄소 녹색성장 시범도시 만들기 프로젝트가 가장 큰 원동력이 됐던 것으로 보여진다.
이밖에 경북 영천과 전남 순천, 충남 대덕을 중심으로 자전거 산업 활성화를 위한 집적화단지 조성 계획 등이 가동 중이다.
아주경제=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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