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우리나라가 에너지 자주개발률을 높이고, 에너지안보를 확보하기 위해선 정부의 보다 과감한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은 러시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4대 자원부국 전략국가들과의 정상외교를 통해 천연가스ㆍ석유 등 주요 에너지원의 안정적ㆍ효율적인 도입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한국가스공사와 러시아 가즈프롬이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북한을 경유한 러시아 천연가스(PNG)를 도입키로 한 것은 그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이 프로젝트는 ‘15년 이후 러시아로부터 LNG 환산시 연간 약 750만t에 달하는 천연가스를 30년에 걸쳐 도입하는 것으로 사업규모가 1000억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이와 관련, 정우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자원개발전략연구실장은 “MB정부가 들어선 후 자원외교가 국정의 중요과제가 되면서 그동안 지식경제부 주도하에 진행돼 온 해외자원개발과 관련한 행정조직부터가 대폭 강화됐다”며 “MB정부의 에너지안보 정책이 과거 정부보다 크게 개선된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거대 자본을 앞세운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중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각종 유전이나 천연가스전, 석유회사의 지분들을 싹쓸이 하고있는 것에 비춰볼 때 우리 정부의 지원은 턱없이 미진한 수준이다.
지난달 중국 우한철강은 경쟁기업인 한국광물자원공사를 제치고 캐나다 블룸레이크 철광석 광산 지분을 인수하는 최종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6월에도 중국석유화공유한회사는 거대 자본을 앞세워 한국석유공사와의 계약이 거의 성사될 단계까지 와 있던 스위스의 아닥스페트롤리엄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페트로차이나사는 남미 5위의 산유국인 에콰도르 국영석유기업과 앞으로 2년동안 원유를 공급받는 대신 10억 달러를 선지급하는 내용의 계약도 체결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상대적으로 빨리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지금이야말로 개별 공기업이 아니라 국가가 나서 자원을 확보할 적기라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 석유공사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은 급증하는 석유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 등지로 진출, 석유자원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쏟아왔다”며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자금지원이 부족함을 토로했다.
해외 자원개발 전략도 보강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반미(反美) 정서가 강하고 서방국가 영향력이 크지 않은 아프리카 같은 정치적 틈새 지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또 저개발·신흥경제국가에 차관을 제공하는 대신, 자원 개발의 우선권을 확보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자원 공급원이 일부 국가와 지역에 편중돼 있고, 국제 경쟁력을 갖춘 대형 자원개발회사도 없다.
전략을 마련할 전문 인력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자원개발 전문 인력은 800명 정도로, CNPC(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 1개사 연구개발 인력(2만2000명)의 4% 수준에 불과하다.
아주경제=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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