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체들의 이런 움직임은 △풍력발전사업의 높은 성장 잠재력 △다른 신재생에너지사업에 비해 낮은 초기 투자비용 △기존 선박기술 활용 가능 등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미래 먹거리 '풍력'
대우조선은 지난 11일 미국 풍력발전업체인 드윈드(DeWind Inc.)를 약 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로 대우조선은 5~6년 정도 소요되는 이런 검증 기간을 단축하는 한편, 관련기술 및 기존 영업망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남상태 대우조선 사장은 휴가 기간임에도 직접 인수팀을 이끌고 현지서 협상을 진두지휘할 만큼, 대우조선은 신정장 동력인 풍력발전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앞서 STX그룹 계열사인 STX중공업도 지난달 29일 네덜란드 하라코산유럽의 지분과 풍력발전 관련 특허를 240억원에 인수했다.
STX중공업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육상용 및 해상용 풍력발전기 원천기술 확보는 물론, 그 동안 축적한 풍력발전기 기술을 토대로 국내 풍력발전사업 선두기업의 입지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역시 글로벌 조선업체답게 풍력발전에서 탄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다음달 전북 군산 군장국가산업단지 내 13만2000㎡(약 4만평)에 총 1057억원을 투자한 국내 최대 규모 풍력발전기 공장을 완공한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시엘로와 2.5㎿급 풍력발전기 3기를 2011년까지 텍사스주에 설치하는 내용을 담은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하며 풍력발전산업에 진출했다. 총 60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도 밝혔다.
◆ 조선사가 풍력사업에 목 매다는 까닭은?
조선업체들이 풍력발전산업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풍력발전사업이 앞으로 거대한 시장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덴마크의 풍력발전 컨설팅 회사인 BTM은 풍력발전 시장 규모가 2007년 310억 달러에서 2017년까지는 8배인 250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풍력발전은 초기 설치비용 외에는 추가 투입비용이 거의 없다. 발전단가도 태양광 발전의 20%에 불과해 천연가스나 석유보다도 저렴해 오는 2020년에는 전 세계 에너지 수요의 12%를 풍력발전이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선박건조 기술과 풍력발전설비의 기술적 유사성이 높다는 점도 이들 업체들이 풍력산업에 나서는 이유다.
실제로 풍력설비의 핵심 장치인 블레이드(바람을 전기로 바꾸는 장치)는 선박 프로펠러와 유사한 기술이다. 구동장치 및 제어시스템 역시 수십년간 선박건조로 축적된 노하우도 응용할 수 있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부회장은 "조선과 건설 분야에서 쌓은 연관기술을 활용, 미국 및 유럽의 상위 6개사가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풍력발전 설비사업을 반드시 성공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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