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신경분리 '산 넘어 산'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09-08-12 13:3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거대 '공룡' 농협의 신경 분리 작업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 농협은 11월 열리는 이사회와 대의원총회에 최종 신경 분리안을 제출한다는 계획이지만 일정대로 진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농협은 최근 자체 마련한 신경 분리안 '실무 초안'에 대한 지역 설명회를 가졌지만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국 농협 구조개혁추진단장은 "최근 실무 초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해 지역 순회 설명회를 가졌다"면서 "그러나 경북을 비롯해 충북·전남·전북 등 일부 지역에서는 농민단체의 방해로 설명회를 열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농협 신경 분리를 위해서는 농민을 비롯해 조합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여전히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민과 지역조합은 신경 분리 이후 발생할 문제에 대한 책임 소재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설명회가 일부 지역에서 차질을 빚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김 단장은 "농민과 조합은 신경 분리 이후 이익이 어디로 갈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면서 "신경 분리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것도 불만"이라고 설명했다.

노조와의 갈등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노조 측은 수년에 걸쳐 마련한 2017년에 신경 분리를 진행하겠다는 기존 안이 있는 상황에서 분리를 앞당기는 것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

농협 고위 관계자는 신경 분리의 걸림돌로 ▲정부와의 조율 ▲노조 협력 ▲농민단체와 조합장 설득 ▲분리 이후 명확한 비전 제시 등을 들었다.

이 관계자는 "분리 이후 이익 구조에 대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신용 사업 분리 이후 분당금과 배당금, 브랜드 사용에 따른 이익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려 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 신뢰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 일단 연내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정부의 일정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 단장은 "12월 초까지 자체적인 신경 분리안을 제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정부가 자율적으로 진행하라고 한 만큼 조금의 틈을 줄 필요는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리안 자체는 20~30% 정도의 차이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농협 스스로 분리를 안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진행하겠다는 것이므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농협은 금융사업 부문인 신용과 농축산물 유통 위주의 경제 사업을 분리하는 신경 분리 실무 초안에 대해 금융 전문가와 협동조합 전문가, 농민, 조합장 등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적인 농협 자체안 마련을 추진 중이다. 

실무 초안은 내년부터 2011년 말까지 농업경제와 축산경제, 신용, 상호금융 등 각 사업부문에 독립적인 인사권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아주경제=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