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무엇을 위한 싸움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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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1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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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가 13일 완성차 생산을 시작한다. 공장 점거이 풀린지 일주일 만이다. 그간 쌍용차 직원들은 빠른 정상 조업을 위해 주말도 없이 구슬땀을 흘렸다.

하지만 지난 77일간의 파업 휴우증이 완전히 해소될 지는 의문이다. 그만큼 공장 점거로 인한 외적, 내적 피해가 극심했기 때문이다.

먼저 갈 길 바쁜 쌍용차 회생길이 두 달 넘도록 중단됐다. 노사 협상이 타결됐던 지난 6일, 쌍용차 직원들의 기쁜 웃음은 오래가지 못했다. 향후 쌍용차 미래에 대한 걱정이 드리워졌기 때문이다.

이유일 쌍용차 관리인은 이날 “쌍용차 회생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현재 3~4곳의 인수희망 기업이 있다”고 말했으나 실제 사정은 녹록치 않다.

다음달 15일로 다가온 회생계획안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쌍용차는 결국 분리 매각 즉 해체의 길을 걷게 될 운명이다.

은행 및 채권단을 설득시키기 위해 인수희망 기업을 거론했으나, 업계 사정이 풀리지 않는 한 제대로 된 매각은 어려울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 대부분의 견해다.

또 첨예한 노-노 갈등도 당사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됐다. 정리해고 완전 철폐를 주장하며 공장을 점거한 노조 측은 ‘같이 살자’며 살아남은 이들을 배신자라고 여겼다.

살아남은 직원들 역시 “이들은 같이 살자는 게 아니라 같이 죽자는 것”이라며 “파업기간 중 그들의 행동을 보면 다시 같이 일할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파업을 주도했던 민주노총 역시 실익과 명분을 동시에 잃었다. 최종 협상안은 사측이 제시한 40% 회생안에 48%로 숫자만 조금 올린 수준이었다.

또한 쌍용차 직원 및 협력사들이 2만여 명의 생계를 담보 ‘이명박 퇴진’ 등 정치 구호를 내세운 점에서 여론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정부 역시 어떠한 중재노력없이 수수방관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결국 쌍용차 사태는 ‘승자없는 싸움’이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싸움이었단 말인가.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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