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 다한 경영기법…이젠 뜯어 고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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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1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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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W, '실패하는 경영기법' 사례와 처방 소개

많은 기업가들이 과거 경영기법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호황과 불황의 반복 속에서도 약발을 유지해온 기법들이 이번 경기침체에는 도무지 말을 듣지 않는 것이다.

경영 컨설턴트이자 행동과학 전문가인 오브리 대니얼스(Aubrey Daniels) 박사는 과거 경영기법이 성과관리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가 보기에 기업가들은 성과를 최우선으로 여기며 숫자만 강조해왔다. 때문에 바람직한 행동이 비난받고 그렇지 못한 행동이 찬사를 받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대표적인 곳이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 금융가다. 성과 중심의 고액 보수 문화는 트레이더들의 위험투자를 부추겨 월가의 몰락을 불러왔다.

대니얼스는 조직행동 관리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조직원 개개인의 행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할 때 조직 전체의 행동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BW)는 11일(현지시간) 대니얼스가 꼽은 '실패하는 경영기법' 사례와 각각에 대한 처방을 통해 조직행동 관리 노하우를 소개했다.

◇이달의 직원
많은 기업들은 '이달의 직원'이나 '올해의 직원'과 같은 보상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모든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해 성과를 높이자는 취지다. 그러나 스포트라이트는 주인공에게만 집중돼 나머지 직원들의 성과는 무시되기 일쑤다.

대니얼스는 '긍정적 강화(Positive Reinforcement)' 효과를 높이려면 구체적인 기준을 세워 두드러진 실적을 거둔 직원들이 두루 보상 받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직원들에 대한 순위 매기기도 단순 실적 중심의 줄 세우기보다는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상대 평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감한 목표
기업가들은 임직원들의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목표를 높게 잡는다. 하지만 목표치가 높으면 실패 확률도 그만큼 높아지게 마련이다. 실패의 반복은 자신감 저하로 이어지고 결국에는 어떤 목표가 주어져도 도전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대니얼스는 능력 이상의 목표보다는 작은 목표를 여러개 세우는 게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직원들에게 비교적 달성하기 쉬운 목표를 던져주고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보상으로 다독여 주면 큰 목표에 도전할 수 있는 능력도 배양된다는 설명이다.

◇부당한 보상
대니얼스는 기업들이 경기침체로 자금난에 시달리면서도 쓸데 없는 보상에 돈을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인 게 '100만시간 무사고'나 근속에 따른 보상,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보너스 등이다.

그는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이런 보상은 기업의 실적을 높이는 데 효과가 없다고 단언한다. 직원 모두 제 역할이 있는 만큼 보상은 두드러진 행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임금체계
대니얼스는 열심히 일한 직원과 그렇지 못한 직원을 차별하지 않는 것을 기존 임금체계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남들보다 열심히 일하던 직원들도 똑같은 보상을 받다보면 결국 손을 놓게 된다는 것이다. 임금에 개개인의 노력과 실적이 반영돼야 하는 이유다.

대니얼스는 '애버나시 수익연동급여(Abernathy's Profit-Indexed Pay)'를 모범사례로 소개했다. 애버나시 수익연동급여는 기업의 수익과 개인의 성과를 지수화해 임금을 산출하는 시스템으로 기업의 수익과 직원의 성과를 동시에 높일 수 있다고 대니얼스는 설명했다.

◇칭찬의 기술
기업 임원들은 직원들에게 동기를 주기 위한 수단으로 '칭찬'을 활용한다. 하지만 보통은 '잘 했는데…'라며 아쉬운 점을 덧붙이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 직원들은 칭찬보다는 채근에 더 신경을 쓰며 위축되게 마련이다.

대니얼스는 칭찬과 비판을 명백히 구분하라고 강조한다. 일단 칭찬을 하고 시간이 흐른 뒤 문제점을 지적해야 칭찬의 효과가 커지고 문제점도 보다 빨리 개선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비판을 할 땐 에두르지 말고 문제점을 정확히 꼬집어야 바람직한 행동을 유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재' 선호
기업들은 경쟁사와 인재 영입 경쟁을 벌인다. 똑똑하고 재능있는 인재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유능한 인재들은 보통 직원들이 부러워하는 '특별대우'를 받는 일도 흔하다. 하지만 대니얼스는 기업 내 소수의 인재들이 조직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은 월가의 인재들이 대표적이다.

대니얼스는 유능한 인재는 기업의 성과를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적절한 환경이 조성되면 누구나 똑똑하고 재능있는 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각 부서가 배출한 인재의 수를 기초로 임원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라고 조언했다.

대니얼스는 이밖에 '예산은 일단 많이 확보하고 보자'는 부서 이기주의도 타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적은 예산으로 높은 성과를 낸 부서나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게 효과적이다. 

아울러 그는 감원에 나설 때는 직원들에게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할 것이 아니라 감원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공개적으로 논의하라고 조언했다. 또 감원을 단행하게 되더라도 너그러운 자세를 유지해야 남아 있는 직원들의 불안감을 해소해 성과를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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