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강진으로 국내 액정표시장치(LCD)주가 반사이익을 누릴 전망이다.
지진 피해로 샤프와 코닝을 중심으로 한 일본 경쟁사가 장기적인 생산차질을 겪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내ㆍ외 증권가는 LCD주에 대해 주가 상승을 제약해 온 패널가격 하락 압력을 크게 줄임으로써 실적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며 매수를 권했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표적 LCD주인 LG디스플레이와 한솔LCD는 전날보다 각각 1.01%와 0.42% 상승했다. LCD 부품주인 아바코도 2.32% 올랐다. 이런 강세는 코스피가 닷새만에 조정을 받으며 1% 가까이 하락한 상황이어서 더욱 두드러졌다.
전날 일본 시즈오카현에서 발생한 리히터 진도 6.5 규모 강진은 현지 LCD 업체 다수에 타격을 입혔다.
특히 LCD용 유리기판을 만드는 코닝이 2개월 이상 생산설비를 보수해야 할 만큼 큰 피해를 입어 핵심 협력사인 샤프 역시 패널생산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코닝사 피해로 국제 LCD 패널 공급이 적어도 3%는 줄어들 것"이라며 "패널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이익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 증권사는 "가뜩이나 공급 부족을 겪어 온 유리기판 수급이 더욱 타이트해 질 것"이라며 "LCD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약세에서 중립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덧붙였다.
지진에 따른 반사이익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점쳐졌다. 샤프와 코닝은 4분기까지도 공장 가동을 정상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유리기판 생산설비는 가동을 중단할 경우 재가동까지 2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여기에 구조물 붕괴를 고려할 때 복구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패널업체가 통상 1~2개월 분량 유리기판 재고를 미리 확보한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생산차질 시점은 4분기가 될 것이다. 이는 패널 확보 경쟁으로 이어져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
소현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샤프가 전세계 LCD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나 된다"며 "이번 지진으로 전체 패널 공급이 3% 정도 감소하면서 가격 인상도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소 연구원은 "코닝은 시즈오카현 서부 가케가와시에 위치한 생산기지에 8세대 용해로 3기와 10세대 용해로 1기를 보유하고 있다"며 "용해로 3기를 지금까지 가동해 왔고 나머지 1기는 내달부터 재가동될 예정이었다"고 덧붙였다.
가격인하 압력에서 벗어난 국내 LCD주는 주가에 날개를 달게 됐다.
박현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4분기 패널 가격은 초과공급에 따라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며 "하지만 이번 지진으로 4분기까지도 패널 가격 안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4분기부터 영업실적 둔화가 우려됐던 LG디스플레이도 실적개선 흐름을 그대로 이어갈 것"이라며 "주가 상승 모멘텀 역시 다시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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