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의 대립과 경색이 지속됨에 따라 남북간 정치대화와 회담을 통해 남북관계의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남북한간 통합 정도를 수치화한 남북통합지수가 이명박 정부 들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남북간 정치분야 회담은 군사실무회담 2회, 6자회담 회동 2회,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동 1회에 그쳤다.
정치 통합지수의 급진적 후퇴는 남북관계 악화로 인해 남북간 정치대화와 회담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박명규 연구소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지난 10년간의 대북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면서 남북간 정치적 대립이 격화됐다”며 “남북대화보다 비핵화 자체를 우선시하는 현 정부의 원칙도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현재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지만 대화의 통로는 계속 열어둬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남북대화는 정치적 상황에 따라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왔지만 남북간 현안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1971년 9월 20일 분단 이래 최초의 남북적십자회담이 열렸다. 남한의 제의에 따라 이뤄진 이 회담은 분단 26년만의 일이었다.
이후 남북회담은 총593회에 걸쳐 양적 성장을 이뤘다. 경제 협력과 사회ㆍ문화 교류 활성화 등이 그 성과물이 됐다.
1970년대는 남북조절위원회, 적십자 회담, 탁구협의 회의가 대표적인 남북 회담으로 기록되고 있다. 71년 8월 판문점에서 열린 적십자 파견원 접촉으로부터 시작된 남북 적십자 회담은 현재의 남북회담의 형식과 틀을 만들어냈다.
이어 판문점 예비회담을 통해 이산가족 의제로 정한 남북 양측은 72년 8월부터 73년 7월까지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7차례의 적십자회담 가졌지만, 이산가족문제를 공동의 문제로 인식한 것 이외에는 별다른 소득 없이 회담을 끝냈다.
남북 적십자 접촉 및 회담과 병행해 당국 간에는 71년부터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과 김영주 노동당 조직지도부장간의 교섭이 진행됐다. 이후 이 부장의 평양 방문과 박성철 북한 제2부수상의 서울 방문이 이어지고 남북조절위 회의가 개최됐지만 입장차이로 성과 없이 끝났다.
1980년대는 다양한 분야별 대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됐으며 남북대화 분위기 성숙해지는 시기다. 통일부 당국자는 “제1기 남북회담이라 할 만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특히 1984년 LA올림픽과 서울에서 열리는 두 게임에 단일팀을 출전시키자는 북측의 제의에 따라 판문점에서 체육회담이 세 차례 열렸지만 소득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어 그해 여름 남한에서 발생한 홍수피해에 대해 북측이 구호물자 지원을 제의하며 남북대화가 본격화됐다. 중단됐던 적십자회담이 재개되면서 1985년 5월 이산가족 고향 방문단 및 예술 공연단 교환에 합의했다. 이 합의에 따라 그해 9월 20일 남북이산가족 고향방문단 및 예술공연단의 동시 교환방문이 실현되는 성과가 있었다.
또 1984년 11월부터는 경제회담이 열렸다. 남북 간 교역과 경제 협력을 추진하는 상설기구 설치 등을 논의한 이 회담은 남북 간 경제협력문제를 대화 테이블로 끌어냈다.
1990년대는 남북이 화해와 협력시대로 나갈 기본 틀을 마련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고위급 회담으로 남북대화의 문을 열었다. 서울과 평양을 8차례 오가며 열린 회담에서는 1992년 남북문제 해결의 '권리장전'으로 평가되는 기본합의서가 체결돼 군사 교류와 협력, 화해, 핵 통제의 4개 공동위를 가동키로 했다.
북한은 그동안 입장에서 후퇴해 유엔에 남한과 동시에 가입하는 등 남북관계는 새로운 전기를 맞는 듯 했다. 하지만 남북회담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하고 북한의 핵 위기로 남북 관계는 악화일로를 치달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1994년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의 평양 방문으로 남북정상회담이 합의되고 남북 간 실무절차 합의 등으로 역사적 정상 회담이 기대를 모았으나 김일성 주석 사망으로 불발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2000년대 들어서는 2001년과 2007년 두 차례의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남북간 실질적 교류협력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n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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