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초로 일본기업이 국내증시 상장에 성공한데 이어, 미국 기업도 이르면 올해 연말께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해외기업들이 국내증시에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거래소와 증권사의 해외 상장설명회가 '아름다운 동행'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지난해 말부터 7월말까지 미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일본·몽골 등 4개 나라를 방문해 모두 7회 증시 상장 설명회를 개최했다. 같은 기간 골든브릿지·대우·SK·하나대투·KTB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가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2005년부터 해외기업 상장 유치에 나섰지만 증권사와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당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각각 존재했던 해외상장유치TF(태스크포스) 팀을 통합하고 해외팀과 중국팀 두 개 부서로 나누는 등 조직을 재정비했다.
조정석 해외상장유치 TF팀 해외팀장은 "최근 해외기업들이 잇따라 국내 증시 상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해외상장유치TF팀을 강화했다"며 "예전부터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증시 설명회는 여러번 추진했지만 증권사를 동행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해외 상장 설명회가 '행사'로 그치는 것을 지양하고, 실제 상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거래소가 증권사를 초청한 것이 계기가 됐다.
신동민 대우증권 ECM부 차장은 "거래소가 한국 증시 전반에 대해 설명하면, 증권사가 상장과정이나 수수료 등을 구체적으로 상담한다"며 "거래소 공신력 때문인지 일부 기업은 상담 중 구두로 구체적인 계약을 제의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지난 4월 일본 최초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네프로아이티'가 거래소와 증권사 합동 설명회에 참석해 실제 상장까지 이어진 첫 사례다.
업계는 올해 활동이 기반이 돼 내년께 제2의 '네프로아이티' 등장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해외기업 주목 끌기에는 성공했지만, 상장유치 과정에서 넘어야 장벽이 여전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손원민 골든브릿지증권 실장은 "상장설명회에 관심을 보이는 해외기업은 현지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보단, 한국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중소 한상기업인 경우가 많다"며 "과도한 회계감사 기준과 비용문제로 도중에 상장을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해외기업이 국내 증시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4대 회계법인 감사가 필수다. 국내 기업이 회계감사 비용으로 연간 7000여만원이 드는 반면, 해외기업이 IFRS(국제회계기준) 감사를 받는 경우 연간 50만불(약 6억원)이상이 든다.
상장기준이 까다로운 것도 부담이다.
통상 국내 기업이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해 직전연도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반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려면 3년치 감사보고서가 필요하다. 그러나 해외기업은 예외적으로 코스닥시장 상장시에도 3년치 감사보고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증시 진출을 적극 추진했다가도 진입 장벽에 부딪쳐 상장을 포기하거나 연기되는 경우가 많다"며 "증시 건전성 제고를 위한 취지는 긍정적이나, 해외기업 유치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올 하반기에도 거래소는 증권사와 함께 해외 상장유치 활동에 나선다. 오는 9월 3차 일본(동경·오사카) 설명회를 삼성·대우·IBK증권 등과, 10월말에는 2차 미국(LA·아틀란타·산호세 등) 설명회를 대우·골든브릿지·KTB투자증권 등과 동행할 예정이다. 10월~11월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기업순회방문을 대우.우리투자증권 등과 계획하고 있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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