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BW 선고공판, 이후 삼성의 행보는?

-선고공판, 삼성 경영에 영향
-SDS 피해액 50억원 미만 여부가 관건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매각 논쟁이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14일 오전 서울 고등법원은 BW 헐값발행에 대한 선고공판을 시행한다. 이번 사안은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지난 5월 대법원이 BW 가격 산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유죄 취지로 이를 파기 환송하면서 다시 고등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게 됐다.

◆SDS 손해액 책정이 변수

따라서 14일 공판 결과에 따라 삼성그룹은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법적 논란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게 됐다.

한 법조계 인사는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경우 하급심에서 이를 뒤집는 사례는 드물다”며 “관건은 삼성SDS의 손해액이 50억원을 넘는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손해 규모가 50억원 이상이면 이건희 전 회장 등에게는 배임혐의가 적용된다. 이는 공소시효가 10년이기 때문에 유죄 판결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50억원 미만이면 공소시효(7년)가 지나 면소 판결을 받는다.

◆면소 처분 시 경영권 승계 힘 받아

이날 공판에서 면소 판결이 나면 삼성그룹은 사실상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법적 논란에서 자유로워진다.

이미 대법원은 에버랜드 CB 저가발행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BW 발행 역시 면소 처분을 받으면 경영권 승계 작업에 대한 법적 논쟁을 끝나게 된다. 물론 특검 측이 판결에 불복해 상고할 수 있지만 이를 뒤집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그럴 경우 이재용 전무의 활동은 더욱 활발해 질 전망이다. 이 전무는 올해 들어 매달 주요 국가를 방문하며 해외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신수종 사업에도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물밑에서 활동해오던 이 전무는 면소 판결을 중심으로 경영의 선두에 설 수 있게 된다. 다소 불투명해 보이던 삼성의 경영이 윤곽을 드러내는 셈이다. 아울러 삼성그룹이 공격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의 선물 보따리를 풀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50억 이상 판결, 중장기 경영 차질

그러나 삼성SDS의 피해액이 50억원 이상으로 책정되면 삼성의 중장기 경영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강도 높은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이재용 전무 체제를 준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 항간의 분석이다.

하지만 유죄 판결이 나오면 경영권을 이양하는 시기가 늦춰질 수밖에 없다. 삼성 그룹의 지배구조 특성상 BW 저가발행은 경영권 승계와 직접적 관계가 없지만 여론 등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전 회장에게 법적 처벌이 집행되면 삼성은 실질적인 그룹의 구심점을 잃어버릴 수 있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입장을 밝힐 수 없다”며 “14일 공판이 최종 결론이 아닌 만큼 그룹의 차후 행보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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