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성사 가능성과 억류된 현대아산 유모씨 석방, 대북사업 문제 등 현안에 있어서 북한당국과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협상이 교착상태에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뭔가 일이 되려나"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은 13일 오전 9시45분께 개성 방문을 위해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도착한 뒤 "방금 연락을 받았다. 현 회장의 체류가 더 연장됐다"며 "곧바로 통일부에 연장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 회장은 지난 10일 2박 3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했으나 2차례에 걸쳐 하루씩 연장, 총 체류일은 4박5일로 늘어났다.
연이은 일정 연장의 이유에 대해 현대그룹을 중심으로 낙관적인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현정은 회장의 방북 일정 연장 배경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밝혀진 것은 없다"면서도 "유씨 석방,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등 현안과 관련해 북한당국과 조율이 늦어지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다른 현대 관계자는 "일정이 자꾸 연기되는 것은 북한당국과 각종 현안에 논의하는 데 있어서 상당한 진척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와 함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면담 성사 가능성도 더욱 높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현 회장의 이번 방북 목적이 유씨 석방과 대북 경협 사업 협의 등을 위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만큼, 남은 일정에서 만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나
하지만 일부에서는 현 회장 및 우리 정부의 입장과 북한의 기대치 사이의 간격이 예상보다 커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이 유씨 석방, 대북사업 등을 보장해주기에는 현대의 보상이나 우리 정부가 건넨 대북 메시지가 성에 차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강산관광 재개될 경우 현금이 북한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유엔 등 국제공조를 통해 지속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는 정부로서는 부담스럽다.
정부 역시 이런 점을 감안, 현 회장의 일정 연기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열린 일일브리핑에서 "김정일 위원장과 면담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확인 된 사실이 없다"며 "현정은 회장의 체류 일정이 연장된 것 때문에 (김정일 위원장과) 면담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예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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