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 직원 유성진씨가 북한에 억류된지 137일만인 13일 오후 전격 석방됐다. 유씨 송환을 위해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이 방북한지 4일만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현대아산측이 5시20분께 유씨 신병을 인도해 개성공단 관리위원회에 도착,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돌아왔다"고 밝혔다.
유씨는 이날 오후 6시50분께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과 함께 개성을 출발해 남측 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한 뒤 입경 절차로 출장 의사가 진행하는 건강검진과 당국의 약식 심문을 받았다.
개성공단에 숙소 관리 업무를 하던 유씨는 지난 3월30일 북측 당국에 억류돼 넉 달 넘게 조사를 받아왔다.
북측은 5월1일 개성공단 감독기구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하 총국) 대변인을 통해 유씨가 “(북한) 체제를 악의에 차서 헐뜯으면서 공화국의 자주권을 침해하고 해당 법에 저촉되는 엄중한 행위를 감행했다. 해당 기관에서는 현재 조사를 계속 심화하고 있다”며 처음 입장을 밝혔다.
이어 총국은 같은달 15일 남측에 보낸 통지문에서 유씨에 대해 “현대아산 직원의 모자를 쓰고 들어와 우리를 반대하는 불순한 적대행위를 일삼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조사를 받고 있는 자”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이날 유씨 석방과 관련, "뒤늦은 감은 있지만 유씨가 가족 품에 돌아가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라고 짧게 밝혔다.
정치권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유씨의 불법억류 상태가 해소된 것은 일관된 원칙을 지켜온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북한의 답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늦었지만 다행이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관계자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경색된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며 연안호 선원에게도 좋은 소식이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간 정부가 남북관계 해결위한 전제조건으로 ‘유씨의 송환’을 내세웠던 만큼 향후 남북 대화의 물꼬가 본격적으로 트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고일동 KDI 선임연구위원은 "유씨 석방으로 남북대화에 있어 중요한 조건이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다른 현안들을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n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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