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CD금리 계속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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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1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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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3개월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어디까지 오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반영해 다른 단기채권 금리가 모두 오른 만큼 그동안 '비정상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해온 CD 금리의 인상도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은행의 자금 사정이 아직 풍부한 데다 가계의 대출 이자 부담을 고려할 때 추가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넉 달 가까이 2.41%를 유지해온 91일 물 CD 금리는 이달 6일 2.42%로 오른 뒤 13일 2.45%, 14일 2.47%를 기록해 이번 주 들어 0.05%포인트나 상승했다.

CD 금리가 오른 것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다른 단기 금리들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3개월 물 은행채(AAA) 금리는 지난 7월 13일 2.26%에서 이달 13일 2.50%로 한달 동안 0.24% 포인트나 상승했다. 3개월물 통안증권 금리도 14일 기준 2.29%로 상승해 CD 금리와 격차가 0.18%포인트에 불과하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채권시장이 이를 먼저 반영해 금리가 오르고 있다"면서 "CD 금리는 그동안 억눌려 있었던 반면 대체관계에 있는 은행채 등의 금리가 올라가면서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SC제일은행, 하나은행 등 일부 은행을 중심으로 CD 발행을 늘리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은행권 자금이 증권사로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고 한국은행도 유동성 흡수에 나서면서 은행의 자금 사정이 예전처럼 풍부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부는 고금리 예금 만기에 대비해 CD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D 금리가 오르면서 은행권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내주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이번 주보다 0.03%포인트 상승한 각각 3.35∼4.65%와 3.25∼4.65%가 적용된다. 국민은행의 내주 고시금리는 2.71∼4.41%이다.

CD 금리의 향방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모 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 경제 지표가 갑자기 안 좋게 나오거나 해외발 경제위기가 다시 오지 않는 한 금리가 떨어질 요인은 없다"며 "CD 금리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SK증권의 염상훈 연구원도 "은행들의 자금사정이 부족하지 않더라도 만기가 돌아오는 CD를 차환 발행할 때 시장 금리 상승을 어느 정도 반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권은 자금사정에 여유가 있어 CD를 굳이 발행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CD 금리도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CD 금리가 오른 이유는 특정 은행이 시장금리보다 높게 발행한 특수한 요인 때문"이라며 "은행들의 자금사정이 부족하지 않기 때문에 금리가 더 올라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이날 금융위원회 추경호 금융정책국장이 "기준금리가 동결된 상황에서 CD 금리가 기조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발언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CD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은행들이 일부러 91일물 CD를 발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침체 속에서 CD 금리가 오를 경우 가계의 이자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 금융당국을 의식한 탓이다.

하지만 CD 금리가 이달 들어 0.06%포인트나 오르자 시장에서는 당국의 스탠스가 바뀐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추 국장의 이번 발언은 시장의 이런 해석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당분간 (정부의 눈치 때문에) 91일물 CD를 발행하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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