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글로벌 주식시장과 국내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S&P500지수는 최저치 대비 50%, 중국 상해증시는 84%, 국내 증시도 67%나 상승했다. 러시아·홍콩 H· 인도네시아 증시는 100%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환경 속에서 국내 주식형펀드는 주가 지수가 1200포인트를 넘어선 2009년 3월 중순 이후 자금 유출 조짐이 보였으며, 1300포인트, 1,400포인트, 1,500포인트를 넘어설 때마다 자금이 큰 폭으로 유출되었다.
최근 7월 한 달 동안에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9115억의 자금이 유출되었다. 8월 중순이 지난 현재도 자금 유출이 멈추지 않고 8월에만 7000억원이 빠져나갔다. 7월 중순부터 20일 연속 자금이 이탈하며 1만4647억원의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계속 유출되는 것을 보며, 이러한 환매가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까?’, ‘나도 환매해야 되지 않는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 즉 펀드 대량 환매 → 운용사의 주식 대량 매도 → 주가 급락 → 펀드 대량 환매로 인해 내 펀드 수익률이 급락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펀드 시장에서도 ‘대량 환매 가능성 있다 vs 크지 않다’라는 상반된 주장이 계속되며 투자자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대량 환매와 이로 인한 수익률 하락을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06년 8월 이후 자금 유출이 연속해서 일어난 시기를 분석해보면, 현재의 20일 자금 유출은 2007년 4월에 22일 동안 연속 자금이 유출(3조원 자금 유출)된 이후 가장 긴 기간 동안의 자금 유출이다. 가장 긴 자금 유출을 보인 22일 동안에는 하루 평균 1350억원의 자금이 빠졌다. 현재 20일 연속 자금이 유출되는 동안 1000억원 이상 자금이 유출된 경우가 4일 발생했으며 일 평균 730억원의 자금이 유출되었다. 펀드에서 1000억원 이상 자금 유출 기간이 길어지면 주식시장에 영향을 주게 될 수도 있다. 현재 자금 유출 규모는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과거 2007년 4월 22일 연속 자금이 유출 이후 5월부터는 주가가 상승하며 끝을 모르고 나오던 환매가 1600포인트를 넘어서자 환매 물량이 줄고 자금이 유입 시작해 37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계속된 주가 상승은 초기에는 환매가 나오겠지만, 이후에는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자금 흐름 추세를 주간 단위인 5일 평균 펀드 자금 흐름으로 살펴보아도 마찬가지이다. 2009년 6월 초 평균 1300억원 가까이 환매가 나오던 것이 6월 중순 이후 자금 유입을 보이다가 7월 초 이후 다시 자금 유출이 심화된 모습이다. 그러나 아직 6월 초 수준은 아니다. 현재 5일 평균 자금 이탈 규모는 점점 그 규모가 감소하여 760억원 수준이다. 지금은 1500포인트 중반에서 조정을 보이며 환매가 나오는 양상이지만 일별 절대 금액이나 평균 규모면 줄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자금 유출 물량은 환매가 많았던 2006년 말이나 2007년 초와 비교하여 현저히 줄어든 상태로이다. 따라서 향후 환매가 더 나온다고 해도 그 수준은 현 수준 정도일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 사례를 볼 때 이 정도 물량은 주식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을 정도의 물량이라고 판단된다.
현재 금융기관들의 분위기를 보더라도 대량 환매 가능성은 크지 않다. 2007년 펀드 판매에 공격적이었던 은행은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펀드 손실이 커지자 2009년 펀드판매에 주춤하는 듯했다. 그러나 최저금리 상황에서 이자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진 은행에서 수익성 제고를 위해서 비이자 수익인 펀드와 방카슈랑스(보험)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주식형 잔고 137조원 중 60%를 차지하고 있는 은행들이 다시 펀드판매에 나선다면 환매 금액을 다시 흡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펀드 순 자금 유출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사례와 현재 자금 시장을 고려한다면 펀드의 대량 환매 조짐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연속 환매에도 불구하고 1,600pt 바로 앞까지 계속되는 주가 상승을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펀드 대량 환매로 인한 펀드 수익률 하락 두려움으로 환매를 결정하기보다는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며, 시장과 함께 움직이는 투자도 고려해봐야 한다. 추가로 발생하는 수익률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병훈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 WM리서치파트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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