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팀'은 근무가 결코 쉽지 않은 부서다. 평소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빛을 발하지 못하다가, 회사에 악재가 생기면 모든 화살이 겨냥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 부서에서 접대가 많기로 손꼽힌다. 홍보실에 여자가 드문 이유도 이런 까닭에서다.
증권가 홍보팀도 마찬가지다. 여자 홍보실장은 유례가 없을 정도다. 그나마 최근엔 여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16일 현재 국내 36개 증권사 중 여직원이 있는 홍보팀은 신영 동부 HMC 교보 KB 메리츠 IBK KTB 등 9군데이다. 그러나 사원이상 직급을 가진 곳은 KB 메리츠 IBK KTB투자증권 등 4곳에 불과하다.
KTB투자증권(옛 KTB네트워크)는 이런 면에서 조금 남다르다. 지난해 종합증권사로 인가를 받은 KTB투자증권 커뮤니케이션팀(홍보팀)에는 '남자'가 없다. 팀장을 비롯해 사원까지 모두 여자다.
게다가 이들, 보통내기가 아니다.
은경 팀장과 박지은 과장은 기획재정부 홍보팀 출신이다. 지난해 은 팀장이 먼저 KTB투자증권으로 직장을 옮겼다.박 과장은 기재부 시절 선배였던 은 팀장이 스카웃한 것으로 알려졌다.
"와라" "네". 박 과장은 스카웃 당시를 회고하며 웃었다. 설득도 고민도 없었단다. 단 두 마디 단문 메시지가 전부였다고 한다. 꿈의 직장인 '공무원'을 쉽게 포기한 걸 보면, 선배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다.
은 팀장은 이른바 '깐깐' '도도'한 성격으로 유명하다. 만개한 꽃을 보며 "세련되게 피지 못했어"라고 말할 정도다.
홍보 3년차인 문한나 사원도 숨겨둔 '엄친딸'이다. 문 씨는 KTB네트워크 시절부터 홍보팀에서 근무해왔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옛 KTB네트워크는 서울대를 비롯 연.고대 출신 인재들이 모인 곳이다. 카이스트 출신 인디밴드로 유명한 '페퍼톤스'의 한 멤버가 KTB네트워크 출신인 것으로 전해진다.
KTB투자증권은 기존 투자은행(IB)와 PE(사모투자)부문 경쟁력과 향후 공격적인 리테일 및 기관영업을 통한 시너지를 극대화 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3월 말에는 출범 1년만에 주원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하는 등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주 대표는 2000년 키움증권과 2007년 유진투자증권 기반을 다진 마이더스의 손으로 알려져 있다.
대외적 홍보업무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남자 인재를 물색중이라고 알려졌다. 이른바 '양기'를 바탕으로 업무 추진력을 높이겠다는 것.
2차 셋업에 본격 착수한 주원 대표와 만만치 않은 홍보실 여제들의 행보가 KTB투자증권을 향후 어떻게 이끌어갈지 기대된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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