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년만에 1600선을 상향 돌파할 전망이다. 증권가는 경기회복 가속과 외국인 매수 확대를 바탕으로 저항선을 차례차례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여전히 소극적인 기관 매매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은 상승 탄력을 제약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10~14일 한 주 동안 15.41포인트(0.97%) 오른 1591.41을 기록, 주간 기준 8주 연속 상승하며 연중 최고로 뛰어올랐다. 종가 기준으로 작년 7월 24일 1626.14 이후 1년 동안 한 차례도 못 넘었던 1600선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이런 강세를 이끌고 있는 것은 외국인이다. 연초 이후 외국인은 20조원 이상 순매수했고 이달에만 2조5000억원 넘게 사들였다. 이에 비해 기관은 이달 들어서도 2조원 가량 팔아치우며 조정기마다 낙폭을 키웠다.
올해 첫 1590선 돌파를 주도한 외국인은 1600선 돌파에도 앞장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달러 약세에 따른 비 달러 자산 선호로 국내 주식에 대한 매력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대내ㆍ외 경제지표 역시 이런 낙관론에 한몫하고 있다. 미국 산업생산은 7월 들어 0.5% 늘어나며 20007년 12월 경기침체 본격화 이후 1년 8개월만에 처음으로 증가로 돌아섰다. 발표를 앞둔 미 주택관련 지표도 호전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6개월째 2.0%로 동결하면서 유동성 회수로 대변되는 출구전략에 대한 공포를 잦아들게 했다.
주식시장이 호재로 둘러싸인 만큼 1600선 돌파 가능성도 높다는 이야기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1600선에 대한 경계심을 기간조정을 통해 상당 부분 흡수했다"며 "강세장 3요소인 매수주체ㆍ주도주ㆍ재료가 모두 갖춰졌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1600선 돌파 후에도 외국인 선호주가 주도주로 떠오를 것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하루 평균 2000억원 규모로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다"며 "투자심리도 살아나면서 고객 예탁금이 두 달 반만에 15조원을 넘어선 만큼 빠르게 1600선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배 연구원은 "지수가 저항선을 넘어선다면 ITㆍ자동차를 비롯한 기존 주도주와 함께 외국인이 집중 매수하고 있는 화학 업종을 눈여겨 봐야 한다"며 "거래대금 증가와 가격 매력을 재료로 한 증권 업종 역시 관심권에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주식형펀드 자금 유출에 따른 기관 매도와 저항선 근처에 쌓인 대기 매물은 부담스럽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작년 10월부터 본격화된 주식형펀드 환매로 기관 체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라며 "수개월 연속 상승에 따른 피로 역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숨고르기 장세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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